내전중인 예멘 가다가…지부티 이주민 선박 전복 139명 사망(종합)
80여명 실종…당국 실종자 구조 작업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프리카 북동부 지부티 앞바다에서 이주민을 태운 선박이 침몰해 최소 139명이 숨지고 80명이 실종됐다고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IOM에 따르면 지난 8일 밤부터 9일 새벽 사이 지부티 북부 항구도시 오보크 인근 해상에서 350명을 태우고 예멘으로 향하던 선박이 전복됐다.
수습된 시신 139구 가운데 어린이도 15명(여아 9명, 남아 6명) 포함됐다. 생존자 80여 명은 모두 에티오피아 국적으로 확인됐다.
알렉상드르 쿠아사크 IOM 지부티 특사는 AP 통신에 "현재 집계된 사망자 수는 지부티 당국이 수습해 매장한 시신만 합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민들이 직접 묻은 시신도 있으나, 당국의 공식 확인을 거치기 전까지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현재 IOM은 지부티 당국과 협력해 현장에서 긴급 구조 및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오보크의 이주민 센터에서 생존자 80여명을 지원하고 있다. 실종자에 대한 수색 및 구조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번 참사는 아프리카의 뿔(대륙 동북부) 지역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건너 아라비아반도로 향하는 위험한 이주 경로에서 발생한 최악의 사고 중 하나로 꼽힌다.
IOM은 빈곤과 치안 불안, 기후 변화의 악영향으로 인해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건 여정에 나서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해협 건너편 예멘에서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국제 인정 정부와 친이란 후티 반군 간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음에도 걸프국 일자리를 찾는 이주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매년 수만 명의 아프리카 이주민들은 안전과 경제적 기회를 찾아 이 바닷길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부유한 걸프 국가로 향하고 있다.
반면, 최근 몇 주 사이에는 교전을 피해 2천 명 이상의 예멘인이 지부티로 넘어와 구호품을 받는 등 아프리카 이주민들과 정반대의 피난 행렬도 교차하는 실정이다.
IOM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이후 에티오피아에서 지부티로 국경을 넘은 이주민은 2만 명을 넘어섰다.
2025년 한 해 동안 예멘행 해상 경로에서 발생한 이주민 사망 및 실종자는 900명을 웃돌았고, 밀항 시도 규모도 전년 대비 18% 늘었다. 앞서 올해 3월에도 이 해역에서 선박 침몰로 9명이 숨지고 45명이 실종된 바 있다.
IOM은 지부티 당국의 수색·구조 작업과 구호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에이미 포프 IOM 사무총장은 "다른 안전한 방법이 있다고 믿었다면 아무도 그런 위험한 배에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러한 죽음을 일상적인 일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또 다른 배가 침몰하기 전에 각국 정부와 공여국들이 안전하고 합법적인 이주 경로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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