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사우디 공항·영공 이용 말라…성지 빼고 전면 타격"(종합)
"공항엔 공항, 봉쇄엔 봉쇄" 맞대응 천명…리야드 공항 피격 하루 만에 공식 성명
"피격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등 폐쇄 연장"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공항을 공격해 엄청난 인명 피해를 초래했던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또다시 사우디 영공 및 공항을 이용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후티 반군 측 사바 통신에 따르면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조직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우디 공항과 영공을 이용하는 모든 항공사, 전문가, 직원 및 여행객들에게 재차 경고한다"고 밝혔다.
사리 대변인은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 공항을 제외한 사우디의 모든 공항은 잠재적 타격 목표이자 우리 군의 작전 무대가 될 수 있다"며 위협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그는 이번 공격 기조가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공항에는 공항으로, 봉쇄에는 봉쇄로, 확전에는 확전으로' (airport for airport, blockade for blockade, and escalation for escalation) 대응하는 정책을 확립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사리 대변인은 이어 "모두가 우리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며, (방공망 요격 실패 등) 방어에 실패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사우디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 5일 사우디 공항과 정유시설 등을 겨냥한 공격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속해서 사우디 시설들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전날에는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에 대한 공격을 감행, 12명의 사망자와 30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이는 최근 10여년간 사우디 영토에서 발생한 피격 사건 중 최악의 인명 피해 규모다.
사망자 중에는 사우디인 4명, 방글라데시인 2명, 미국, 요르단, 팔레스타인, 시리아, 수단, 이집트 국적자도 각각 1명씩 포함됐다.
사우디 동부의 주요 도시 담맘에서도 공항 인근에 발사체가 떨어졌다.
후티 공격 여파로 이집트, 쿠웨이트, 카타르 등지에서 사우디로 향하는 항공편이 취소되기도 했다.
후티 반군 공격 여파로 킹칼리드 국제공항은 일시적으로 폐쇄된 상태다. 온라인 항공편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사우디 당국은 이날 자국내 국제공항의 폐쇄 조치를 연장했다.
후티 반군과의 싸움이 중대한 확전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고 외신이 진단했다.
또 사우디 당국은 오는 15일까지 모든 학교의 대면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후티의 공격을 받은 리야드 공항에서 약 10㎞ 떨어진 컨벤션센터에서 이날 개막하는 세계석유회의(WPC)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사우디 국영 방송은 닷새간 열리는 이 회의에 70여 명의 각국 장관과 300명의 기업 임원, 25개 이상 국제 에너지 기구 대표들이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들이 대면으로 모일지 화상으로 참석할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달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의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하자 반군을 겨냥한 공습을 단행하고 예멘 정부군의 반격을 지원하는 등 최근 예멘 사태에 대한 군사 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후티 반군이 통제하는 예멘 보건부는 11일 성명을 내고 지난 5주간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공격으로 예멘인 91명이 숨지고 168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특히 사망자의 60%가 여성과 어린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사우디의 대(對)후티 반군 공습에 미군이 동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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