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화 가속하는 PC시장…고성능 탠덤 디스플레이 경쟁 치열
미국 PC 가격 평균 1천달러 첫 돌파…완성품 가치 높이는 기술 주목
밝기·수명 우수하고 전력소모 적어…LGD·삼성D 탠덤 주도권 다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글로벌 PC 시장이 저가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고가·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프리미엄 디스플레이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기존 OLED보다 밝기와 수명은 높이면서도 소비전력은 낮출 수 있는 '탠덤(Tandem) OLED'가 프리미엄 PC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양강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간 기술 주도권 다툼도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1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주요 시장인 미국의 PC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시장 매출은 13.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699달러(약 94만원) 미만 제품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6.5% 감소했으나 1천500달러(201만원) 이상 초고가 제품 출하량은 36.8% 증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의 PC 평균 판매가격(ASP)은 12%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1천달러를 넘어섰다.
메모리 등 부품 가격 상승과 함께 PC 제조사들이 제한된 생산 여력을 고가·고수익 제품에 우선 배분하는 프리미엄화가 동시에 진행된 결과라고 옴디아는 분석했다.
글로벌 PC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10.4% 감소하는 반면 PC 가격은 1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PC 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많이 팔아 출하량을 방어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PC 시장의 프리미엄 시프트에 따라 고가·고성능 제품에 주로 탑재되는 OLED 패널의 비중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모니터 및 노트북 패널 출하량이 약 3억9천789만대로 전년 대비 0.4% 줄어드는 반면 OLED 패널 출하량은 2천395만대로 55.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리미엄 시프트의 영향으로 디스플레이 업계의 사업 방향도 OLED 패널의 원가 절감보다 'PC 제품 한 대의 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방점이 찍히고 있다. 과거에는 액정표시장치(LCD)와 비교해 비싼 PC용 OLED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주요 과제였다면 이제는 화질과 전력 효율, 사용 시간 향상 등 완성품의 가치를 더하는 기술력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디스플레이 업계는 탠덤 OLED를 PC의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로 보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탠덤은 빛의 삼원색인 R(레드)·G(그린)·B(블루) 소자를 각각 독립된 층으로 쌓는 기술로,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RGB 싱글 스택 OLED과 비교해 더 밝으면서도 전력 소모량은 적고 긴 수명을 갖췄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탠덤 OLED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처음으로 노트북용 탠덤 OLED 양산을 시작하는 등 선도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인 'SID(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디스플레이 위크'에서는 소비 전력은 18% 줄이고 수명은 두 배 이상 늘린 '3세대 탠덤 OLED' 기술을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선제적인 제품 양산을 넘어 탠덤 OLED의 소재·소자·적층 구조와 구동 기술 전반에 걸쳐 선행 기술과 특허 등 지적재산(IP)을 축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탠덤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선보인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펜타 탠덤'은 청색 OLED에 5개 적층 구조를 적용해 4층 구조인 기존 QD-QLED보다 발광 효율은 1.3배로, 수명은 2배 늘렸다. 지난 7월에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표준기구 VESA의 고휘도 디스플레이 인증 등급을 충족하는 노트북용 탠덤 OLED를 PC 업체에 본격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선행 양산 경험과 특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 주도권 수성에 나서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도 기술 개발과 고객사 확대를 통해 추격에 나서고 있다"며 "프리미엄 IT용 OLED 시장을 둘러싼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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