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고 뼈깎는 체질개선…전자업계 부진 탈출 시동
3분기 LG전자 흑자기조 지속…조직 슬림화·사업 다변화 결과
삼성전자 2분기째 적자예상…AX·고부가 집중으로 위기돌파 추진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글로벌 경기둔화와 소비위축, 중국업체의 추격에 원가 부담까지 겹친 국내 전자·가전업계가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을 통해 부진 탈출의 시동을 걸고 있다.
경영 효율화와 사업 구조 재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조금씩 성과도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 LG TV 올해 연간흑자 기대…위기속 사업재편 효과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천818억원을 기록하는 등 올해 누적 영업익이 4조원을 넘어섰다.
1~3분기 합산 영업익이 4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들어 LG전자는 매 분기 매출과 영업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부진했던 지난해가 아니라 2년 전과 대비해도 성장 중이다.
이는 기업간거래(B2B)와 신사업 성장 덕분이기도 하지만, 주력인 가전과 전자 사업의 견고한 실적이 바탕이 됐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본부는 지난해 7천5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신흥시장 성장에 힘입어 1분기 3천700억원, 2분기 2천200억원 등 연간으로도 흑자 달성이 기대된다.
가전 사업을 맡고 있는 생활가전(HS) 사업본부 역시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사업의 호조는 지난해 부진 속에서도 사업 체질 개선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 부진 속에서도 MS사업본부에서 2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 착수했다.
올해는 임원들도 10시간 이상 장거리가 아닌 출장은 이코노미 항공편을 이용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상위 올레드(OLED) 라인업 외에도 프리미엄 LCD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동시에 스마트 TV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생활가전에서도 프리미엄 시장 기반으로 점유율을 방어하면서 스마트팩토리로 세계적 제조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지역별로 사업 전략을 다변화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수요와 미래 수요에 동시 대응 중이다.
◇ 삼성 완제품 부문 "체질 개선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성전자는 3분기 전자·가전사업 부진이 이어졌지만, 이를 계기로 사업 전반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분기 완제품 부문(DX)은 이전 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영업손실 8천억원)를 낸 이후 이같은 흐름이 이번에도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와 핵심 부품 가격 급등 부담으로 모바일(MX)·네트워크 사업부가 1조5천억원 안팎, TV(VD) 및 생활가전(DA) 사업부도 5천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AI 대전환과 사업 체질 개선 등 2가지 기조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외부 생성형 AI를 처음으로 업무에 도입했고,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 공장을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역량에 집중하고자 지난 5월 중국 본토에서 TV·생활가전 판매를 중단했다.
저부가가치 가전제품은 생산을 중단하거나 외주로 전환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스킬' 단위로 분석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커리어 플랫폼 '마이 스킬스'를 오픈했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이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사내에서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커리어 기회도 탐색할 수 있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체가 유례없는 원가 부담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 중국업계에 추격을 허용한 상황"이라면서도 "과감한 전략 변화와 체질 개선만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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