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그린란드 이어 아이슬란드로 中·러 견제 '전초기지' 확장

입력 2026-10-07 04:17
美, 그린란드 이어 아이슬란드로 中·러 견제 '전초기지' 확장

국무장관, 아이슬란드 찾아 안보협력 논의…"북극에 관심 집중"

북대서양 전략적 요충지로 인식…영토병합 논란은 수면 아래로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이 그린란드와의 안보 협정에 이어 아이슬란드와 안보 협력을 강화한다. 북극권에서 중국·러시아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외교 당국자들과의 회담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아이슬란드는 우리의 집단안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전략적 위치"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아이슬란드의 비행장과 항구 등 인프라를 비롯해 감시 역량과 기술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양국 간 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데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북극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아이슬란드와 그 지리적 위치는 유럽의 방위뿐 아니라 미국 본토의 방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의 이번 아이슬란드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극 구상'을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미국이 북극권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기로 한 데 이어 아이슬란드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라고 WSJ은 짚었다.

앞서 미국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대규모 군사기지 두 곳을 건설하고, 주둔 병력도 대폭 늘리는 내용의 협정을 지난달 덴마크 및 그린란드와 맺었다.

미국이 북극권 동토인 그린란드·아이슬란드를 군사적 영향권 아래 두려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성격이 짙다.

루비오 장관은 아이슬란드가 "은밀한 활동을 감시하고 우리의 적대국들이 여러분의 주권 영토와 우리 공동 동맹국들의 주권 영토에 진입하는 것을 억지할 수 있는 핵심 전초기지"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잠재적 적대국들과 실제 경쟁국들, 그리고 그들과 연계된 약탈적 산업들이 이미 우리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케플라비크 공군기지에서 미 해군의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을 둘러봤다. 이 초계기는 북대서양에서 중·러의 잠수함을 탐지·추적하기 위해 아이슬란드에 순환 배치됐다.

크리스트룬 프로스타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도 지난달 WSJ 인터뷰에서 "아이슬란드가 기여하는 것은 기지가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 자체가 기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적 병합을 추진하고 아이슬란드를 '52번째 주(州)'로 묘사하며 두 나라와 사이에서 불거진 갈등은 수면 아래로 잠재우려는 모습이다.

그보다는 북극권의 전략적 요충지인 두 나라를 끌어안으며 협력을 강화하자는 메시지가 루비오 장관의 아이슬란드 방문에 담겼다고 WSJ은 해석했다.

루비오 장관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캐나다,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지도에 성조기를 그린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관해 이야기하러 온 것이 아니다"며 "아주 긴밀하게 협력하는 나라와 만나기 위해 와 있으며, 우리는 많은 일을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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