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리, 러 공세 격화 속 키이우 깜짝 방문…추가 지원 발표(종합)

입력 2026-10-05 00:37
독일 총리, 러 공세 격화 속 키이우 깜짝 방문…추가 지원 발표(종합)

방산기업 등 임원 동행…"러 못 막으면 다음엔 우리 겨냥할 것"

2조원 규모 군사·에너지 지원안 공개…젤렌스키 "유럽의 용기" 환영



(브뤼셀·이스탄불=연합뉴스) 현윤경 김동호 특파원 =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4일(현지시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독일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대규모 추가 지원안을 발표했다고 AP,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아침 일찍 열차 편으로 키이우에 도착한 메르츠 총리는 독일 정부가 배포한 성명에서 "향후 몇주 간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한 까닭에 오늘 키이우를 찾았다"며 "러시아를 막지 못하면, 그들의 전쟁 기계는 머지않아 우리를 겨누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전 예고 없이 이뤄진 메르츠 총리의 이날 키이우 방문에는 카타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부 장관, 독일 방산 기업과 에너지 기업 임원 10명이 동행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메르츠 총리는 이와 관련, 독일과 우크라이나의 협력 관계가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면서 "독일과 우크라이나 기업들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를 더 안전하고, 강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메르츠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총 13억 유로(약 2조원)의 추가 지원안을 발표했다.

이 중 약 10억 유로(약 1조 5천억원)는 장거리 타격 무기, 전투용 드론, 위성 기술 등을 포함한 군사 지원이다. 3억5천만 유로(약 5천300억원)는 겨울철을 대비한 발전소, 변전소, 수리 작업 등에 필요한 에너지 지원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별도의 글에서 독일과 우크라이나가 안보 협력, 무기 생산 및 조달, 공동 드론 대응 노력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약 85억유로(약 12조9천억원) 규모의 15개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공동 회견에서 메르츠 총리의 방문을 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이자 독일과 유럽 전체의 용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메르츠 총리는 러시아의 제트추진 드론을 요격하기 위한 공동생산 자금이 지원될 것이라면서, 최근 몇주간 기술적 돌파구가 마련돼 생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번주 들어서만 제트추진 드론 900대를 발사했는데 우크라이나가 이 중 절반가량만 격추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날 두 정상은 지난달 러시아의 공습에 파손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국립과학아카데미 건물을 함께 둘러봤다. 메르츠 총리가 머무는 동안 키이우에는 반복적으로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려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전에는 키이우 드니프로강의 교량이 러시아군 드론에 파손되기도 했다.



메르츠 총리는 국립과학아카데미 피격 현장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향한 이런 야만적인 공격은 중단돼야 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의 키이우행은 러시아가 키이우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예고하면서 외국인과 외교관들에게 대피를 경고한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러시아는 최근 며칠 새 키이우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드니프로강의 교량 여러 곳과 에너지 기반 시설을 공격하는 등 우크라이나 수도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편, 메르츠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별도의 글에서 우크라이나에 향후 몇 주가 "결정적"이라며 이것이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지지를 보여주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의 안보 역시 이번 전쟁의 결과에 달려 있다"며 "우리에게도 사활이 걸린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기에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는 것"이라고 적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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