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억만장자稅 두고 美민주당 갈등 증폭…"극과 극"
'대권 잠룡' 뉴섬·로 카나 대립…구글 창업자, 도입 저지에 1억 달러 지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억만장자 부유세'(이하 억만장자세) 도입을 놓고 민주당 내 주요 인물 간 의견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ABC 방송은 3일(현지시간)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로 카나(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억만장자세 도입을 놓고 정반대 입장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명 억만장자세라고 불리는 주민 발의안 40호는 전 세계에 보유한 순자산이 10억 달러(약 1조4천200억 원) 이상인 캘리포니아주 거주 억만장자들에게 순자산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회성으로 거두자는 내용이다.
이렇게 걷은 금액은 향후 저소득층 의료보장 프로그램 등 의료·사회안전망 재원으로 쓰자는 취지다. 오는 11월 주민투표로 채택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며, 도입 시 캘리포니아 내 억만장자 약 200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뉴섬 주지사는 억만장자세 도입 시 주 내 기업가들이 다른 주로 이동해버릴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당 조세 발의안에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주지사 대변인은 "주지사가 캘리포니아에 해를 끼치게 될 조악한 주 발의안에 반대하고 있다"며 "전국 단위 억만장자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뉴섬 주지사도 직접 억만장자세 공개 지지자 중 한 명인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연방상원의원을 두고는 "대단히 존경하지만, (특정 문제에서는) 근본적으로 의견이 갈린다"고 공개 발언하기도 했다.
반면, 카나 의원은 억만장자세를 옹호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뉴섬이 자기 선거 자금을 대줬으면 하는 억만장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며 "우리 (민주당이) 노동자 계급을 위한 정당이 될 것인지, 기부자들에게 의존하는 정당이 될 것인지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카나 의원은 자신과 뉴섬 주지사가 억만장자세를 놓고 "극과 극"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언제든 그와 토론할 의사가 있다고도 했다.
뉴섬 주지사와 카나 의원은 모두 2028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온 민주당의 대표 주자들이다.
한편, 주민투표가 당장 다음 달로 다가오면서 캘리포니아 거주 기업가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포천지에 따르면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이 발의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1억200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 돈은 억만장자세에 반대하는 정치활동위원회(PAC) '더 나은 캘리포니아 건설'에 기부됐다.
억만장자세 기준대로라면 순자산이 2천600억 달러 규모인 브린은 130억 달러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브린은 이미 네바다로 거주지를 이전했다.
소비에트 연방 출신인 브린은 "1979년 가족들과 함께 사회주의를 피해 탈출했고, 소련의 황폐하고 억압적인 사회에 대해 잘 안다"며 "캘리포니아가 그와 같은 곳이 되어버리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벤처 투자자 피터 틸,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벤처 캐피털 클라이터 퍼킨스의 존 도어 회장 등이 억만장자세를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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