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니] AI 석학 대니얼 리 "AI 혁명 이제 시작…개발 멈춰선 안돼"

입력 2026-10-04 07:33
[만나보니] AI 석학 대니얼 리 "AI 혁명 이제 시작…개발 멈춰선 안돼"

"AI 아직 초기 단계…더 많은 R&D 필요·접근권 넓혀야"

"한국, 미중 잇는 'AI 브로커' 가능…빠른 실험·통합 강점"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발전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는 마련돼야 하지만, 인공지능(AI) 개발을 멈추거나 금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AI) 분야 세계적 석학인 대니얼 리 미국 코넬대 교수는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AI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가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발전 속도를 늦출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리 교수는 로보틱스, 기계학습 등 AI 분야 대가로 2018년부터 5년간 삼성전자[005930] 글로벌 AI센터 부사장을 지냈다. 지난해부터는 고등과학원 석좌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 AI '실존적 위기' 낙관해…접근권 더 키워야

그는 AI 기술 도입을 산업혁명에 비유하며 아직 시작 단계인 수준으로 평가했다.

리 교수는 "산업혁명도 증기기관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내연기관으로 발전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며 "AI를 충분히 발전시키고 최대한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훨씬 더 많은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AI의 급격한 발전이 인류의 통제를 벗어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른바 '실존적 위기'에 대해서는 낙관적으로 본다며 개발을 멈출 필요는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어떤 나라가 개발을 멈춘다고 해도 다른 나라가 할 것인 만큼 실제로 개발을 멈출 방법은 없다"며 "멈출 필요는 없지만 규제하고 개발을 좀 더 통제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사적으로 어떤 기술의 발전을 보더라도, 산업혁명이든 인터넷이든 처음에는 혼란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항상 이 기술이 세상을 완전히 바꾸거나 파괴할 것이라고 굉장히 걱정했다"며 "하지만 우리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때로는 상황을 더듬어가면서 어떻게든 헤쳐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AI에 대해서도 우리는 위험을 완화할 방법을 찾고, 동시에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도 찾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교수는 현재 AI의 가장 큰 문제에 대해 접근권을 꼽았다.

그는 "최고의 AI에 대한 접근이 아주 소수의 기업과 사람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좀 더 민주화되고 훨씬 더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성능 향상 등에) 한계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AI가 계속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한국, 미중 AI 잇는 중개자 가능…기술 테스트베드 역할도"

리 교수는 한국이 AI 패권 경쟁에서 흥미로운 위치에 있다며 미국과 중국 사이 이른바 '중개자'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양쪽 모두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일종의 글로벌 AI 브로커가 될 수 있다"며 "양쪽 시스템이나 사고방식을 통합할 수도 있을 거고, 그래서 한국이 이미 가진 이런 독특한 글로벌 위치를 활용할 수 있을지 흥미롭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대형 AI 학회의 경우에도 미국과 중국 한쪽에서 개최하면 연구자 교류가 어려운 만큼 많은 학회가 한국에서 열리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리 교수는 한국이 규모로 경쟁할 수 없는 만큼 틈새를 찾아야 한다며 새로운 AI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기술을 통합하거나 다른 곳보다 빠르게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항상 강점을 가져왔다"며 "가장 좋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것을 더 빠르게 시도하고, 실험하고, 통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AI 산업에 단기적으로 승자독식이 나타날 수 있지만 결국에는 상황이 바뀔 것"이라며 "산업혁명 초기에도 석유 시장 같은 경우 몇몇 기업이 지배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른 시장과 국가들도 이를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 "차세대 AI, 기초과학에서 영감 받을 것"

리 교수는 차세대 AI 기술이 여전히 기초과학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고등과학원과 협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산업혁명의 시작은 증기기관이었지만 지금은 내연기관을 사용하고, 배터리 기술을 사용한다"며 "이런 발전에는 과학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AI도 단순히 지금의 대규모 트랜스포머 모델이나 대형언어모델(LLM) 방식에 기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깊은 과학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차세대 AI'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과 꾸준히 협력을 이어가는 이유에 대해 그는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는 인재가 많고 서로를 잘 알며 협력하기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 교수는 "제 역할은 미국의 관점을 조금 전달하는 것일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이런 것을 생각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그것이 적절한지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다는 식으로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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