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장관 "경자유전 여전히 유효…시대 맞게 농지법 개정"

입력 2026-10-05 05:31
송미령 장관 "경자유전 여전히 유효…시대 맞게 농지법 개정"

연합뉴스 인터뷰…'경미한 위반 처분 제외' 특별법 내달 초 발의 예정

"'나라가 땅 뺏는다'는 것은 가짜뉴스…李대통령, '끊임없이 설명하라' 지시"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홍국기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지 제도를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면서도 '경자유전'(耕者有田·농사를 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해야 한다는 원칙)을 담은 헌법을 개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경자유전의 정신은 투기를 방지하고, 식량 안보를 위해 농지를 쓰자는 것"이라며 "그 원칙이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송 장관과 인터뷰는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제2회 '동물보호의 날'을 기념해 농식품부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한 직후 종로구 재동 한식문화공간이음에서 이뤄졌다.

우리 헌법은 경자유전의 원칙을 명시함과 동시에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 경영을 허용하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를 계기로 이런 원칙이 자유시장경제에서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고, 농촌 인구의 고령화 등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경자유전을 직역하면 농사를 짓는 사람이 논밭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지만, 그 원칙에 따라 예외적 조항을 허용한다는 것이 헌법 정신"이라며 "그 예외를 담은 것이 농지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송 장관은 이번 농지 전수 조사 결과가 헌법 개정의 근거가 될 수도 있느냐고 묻자 "굳이 헌법 개정까지 갈 필요는 없다"면서 "농지법을 이 시대에 맞게 바꾸면 되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농지의 소유·이용·임대차·전용 등에 관한 농지법 개정을 통해서도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소유 중심의 경자유전 원칙을 이용·경영 중심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취지다.

정부는 농촌 현실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내년 상반기 안에 농지법을 개정한다는 방침으로, 이를 위해 농지 전수 조사는 꼭 필요하다고 송 장관은 역설했다.

송 장관은 "1996년 농지법이 시행된 이후 우리 농지 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못했다"며 "조각난 정보들을 모으고, 빠져 있는 정보를 채워 농지에 대한 기초적인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자는 것이 조사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농사지을 사람이 줄었고, 나이도 많다. 쉬는 땅이 많아졌고, 상속도 많이 이뤄졌다"면서 "변화한 현실 속에서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가 있다면 바꾸고, 30년 묵은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지 전수 조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진 데 대해 "앞뒤 다 자르고 위반 의심 농지의 비율과 이행강제금 관련 규정만 부각하면서 '나라가 땅을 뺏어가네'라는 프레임이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송 장관은 "가짜뉴스", "카더라 통신" 등이라며 여러 차례 아쉬움을 나타냈다.

농식품부가 지난 7월 말 발표한 농지 기본조사 결과 1996년 이후 취득한 농지의 약 27%가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등 농지법 위반 의심 사례로 파악된 데 이어,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에 대한 처분 명령 제도를 강화한 개정 농지법이 지난 8월 말 시행되면서 농심이 동요했다.

결국 당정은 지난달 21일 농촌 현실에서 발생하는 관행적 위반 사항은 일률적 처분 대상이 아니며 연내 특별조치법 제정을 통해 충분한 기간 정상화·양성화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내용의 보완책을 내놨다.

송 장관은 "원칙만으로는 안 되겠다.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이야기를 해줘야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특별조치법으로 처분을 제외·유예해 놓고 현실에 맞는 농지 제도 개선을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조법은 토론회를 거쳐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초 발의하고, 연내 제정될 예정이다.

반면 정부는 ▲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으로 농지 취득 후 무단 휴경·불법 임대 ▲ 농업 법인의 부동산업 영위 ▲ 경매 등으로 공유 취득 후 무단 휴경·불법 임대 ▲ 농업진흥지역 내 설치가 제한되는 비농업용 시설이나 다른 법률에 의해 금지되는 시설로 불법 전용은 투기로 보고 엄단한다.

송 장관은 "농지 심층 조사를 통해 현장에서의 일반적·관행적 위반은 빠져나가고, 투기만 걸러내면 농지법 위반 사례가 굉장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장관은 농지 전수 조사를 둘러싼 농심의 동요와 현장 혼란에 대해 애초에 정부의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처음부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런 목적으로 전수조사한다고 설명했으면 혼란을 줄일 수 있었겠다는 생각도 든다"면서도 "그러나 나쁜 목적으로 농지를 보유한 사람들에게 빠져나갈 시간을 미리 주는 측면도 있어 동전의 양면과 같은 대목"이라고 짚었다.

이어 "(농지 전수 조사의 정부 취지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친절하게, 상세히, 끊임없이 설명하라고 당부했다"며 "국·과장 70여 명을 지역 담당관으로 1인 또는 2인 1조로 편성해 추석 전 전국 시·군을 찾아가 정책 취지를 설명했고, 앞으로 권역별 설명회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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