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주지사, 코넬대 집단성폭행 의혹사건 특검 임명

입력 2026-10-02 11:36
美뉴욕주지사, 코넬대 집단성폭행 의혹사건 특검 임명

뉴욕주 검찰총장이 지휘…2년전 부실수사 의혹도 규명

피해자 경찰서 "강간 확신" 진술했는데 조서엔 빠져…美전역 분노확산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2년 전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에서 한 여학생이 남학생 7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특별검사로 임명해 사건 수사를 맡기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컬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제임스 장관의 특검 임명 사실을 알리면서 "새 정보로 인해 이 사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에 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며 "나는 (사건을 관할하는) 톰킨스카운티 검사장이 이 사건을 공정하게 감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라고 말했다.

호컬 주지사의 코넬대 사건 특검 임명은 2024년 10월 사건 발생 직후 학교와 수사 기관이 성범죄 의혹에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미 전역에서 공분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특검 임명에 앞서 제임스 장관은 2024년 당시 수사 기관의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검토 작업에 이미 착수한 상태다.



NYT는 당시 피해 여학생이 경찰에서 강간 피해 사실을 진술했는데도 정작 경찰이 이런 핵심 주장이 빠진 부실한 피해자 진술조서를 검찰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당시 20세로 코넬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피해 학생은 사건 발생 후 20여일이 지난 2024년 11월 14일 코넬대 대학경찰서를 방문해 강간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코넬대 대학경찰은 캠퍼스 내에서 일반 지방경찰과 동등한 수사권을 갖는다.

NYT가 확보한 경찰 진술 녹취록에 따르면 이 학생은 경찰에서 "100퍼센트 확신하건대 나는 강간당했다"라고 진술했다.

이후 코넬대 경찰은 6페이지 분량의 피해자 진술조서를 검찰에 보냈다.

그런데 정작 여기에는 사건 당일 벌어진 일들을 피해자가 범죄라고 느꼈다는 설명은 담겼을 뿐 강압적이었던 사건 당시 상황과 강간을 당했다는 강한 확신이 담긴 진술들은 빠졌다.

지역을 관할하는 톰킨스카운티 지방검찰은 이 피해자 조서만 보고 형사 기소로 이어질 만한 내용이 없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매슈 밴 하우튼 톰킨스카운티 검사장은 최근 성명에서 "2024년 11월 피해자가 서명한 진술조서에는 본인 의사에 반해 약물을 먹었다거나 집단 강간을 당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지 않았다"며 당시 불기소 결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우튼 지검장은 당시 검찰의 불기소 결정을 둘러싸고 거센 비판 여론이 일자 최근 이 사건 수사를 재개한 상태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7명 중 최소 3명의 변호인은 범죄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대학 측의 부실 대응 정황도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건 발생 며칠 후 요로 감염 증세를 호소하며 학내 진료소를 찾았다.

사건 발생 직후 자신이 강간 범죄 피해자라는 인식이 옅었던 그는 감염 경로에 대해 "충격적인 방식으로(traumatic way)"라고 언급했지만, 의사는 성범죄 피해 전문 의료진을 연결해주는 등의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2024년 10월 코넬대에 재학 중이던 한 여성이 교내 남학생 사교클럽인 '카이 파이'(Chi Phi) 건물에서 학생 7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16일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후 초기에는 자신이 입은 피해가 강간이라는 인식이 뚜렷하지 않았고, 친분이 있던 가해자 1명에게는 "불법적인 일은 없었다"면서 안심하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학내에서 자신이 겪은 일에 관한 소문이 확산하고, 지인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범죄 피해자라는 인식을 하게 되면서 사건 발생 20여일이 지나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강간 피해 사실을 진술한 후 경찰과 검찰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주장했다.

사건 이후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들은 학내 성폭력 관련 기구의 심리 끝에 2명만 퇴학 처분을 받았고, 나머지는 정학이나 에세이 작성 등 가벼운 징계만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학교를 그만뒀다.

코넬대 학생신문인 '코넬 데일리 선'은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한 직후인 지난달 21일 사설에서 대학 측의 대응 실패를 비판하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7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미 전역에서 이 사건을 두고 공분이 이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이들의 신상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 명단에는 이(Lee)씨 성의 한국인 1명도 포함됐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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