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佛 장기금리 동반 급등…글로벌 국채 투매 심화

입력 2026-10-02 04:09
美·英·佛 장기금리 동반 급등…글로벌 국채 투매 심화

美 10년물 5.34%…英 30년물 6% 돌파·佛 10년물 5% 육박

선진국 국채 이자비용 4천488조원…AI·국방 지출 규모도 웃돌아



(뉴욕=연합뉴스) 임수정 특파원 = 글로벌 국채 매도세가 심화하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또다시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동반 상승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리의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5.34%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24년 만의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6.029%까지 올랐고,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도 이날 4.963%까지 올라 5%에 바짝 다가섰다. 각각 1998년, 2002년 이후 최고치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에 채권 가격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본 수요가 유입되면서 금리는 다소 낮아졌지만, 주요국 국채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예상보다 견조한 경기,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 각국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금리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프레드 노이만 HSBC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은 새로운 장기 금리의 기준점이 어디에 자리 잡을지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년간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웃돈 데 대해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며 "통화 긴축이 실제로 이뤄질 때까지 채권시장은 장기 차입에 대해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금리 급등은 각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빠르게 키우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지난 1년간 선진국들이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에 지급한 이자만 3조3천억달러(4천488조원)를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 세계 AI 관련 지출 추정액인 2조6천억달러와 국방 지출 3조1천억달러, 청정에너지 지출 2조3천억달러를 모두 웃도는 규모다.

미 재무부는 국채 시장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재무부는 이날 만기 10∼20년 국채를 대상으로 실시한 바이백에서 463억9천만달러 규모의 매도 제안을 받아 이 가운데 60억달러어치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 프로그램의 목적을 시장 유동성 지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장기물 금리 상승을 완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국채 금리 상승은 정부 재정뿐 아니라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에도 부담을 안기고 있다.

국책 주택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이번 주 7.28%로 전주 7.03%에서 0.25%포인트 뛰었다.

주간 상승 폭으로는 2022년 10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컸다.

영국에서도 이날 발표된 주택 가격 상승률이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하면서 고금리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채권시장의 급격한 매도세와 비교하면 주식시장 충격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강한 경기와 기업 실적, AI 관련 투자 확대가 주가를 지지하는 모양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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