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들, EU 상대 로비 유럽 기업들보다 더 활발"
EU 의회·집행부 면담 건수, 구글·애플·아마존이 더 많아
외국 정부 중에서는 중국·이스라엘이 접촉 잦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미국의 빅테크(테크 대기업)들이 유럽연합(EU) 상대 로비를 유럽 기업들보다 더 활발히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EU의 투명성 등록부(transparency register)와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의회(EP)의 면담 기록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EU 선거로 새 의회와 집행부가 들어선 2024년 6월 이후 면담 건수로 따져 가장 활발히 대(對)EU 로비 활동을 한 주체 1·2위는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들로, 세계자연기금(WWF)이 431회, 유럽교통환경연맹(T&E)이 410회였다.
3∼4위는 미국상공회의소(396건)와 중국 정부(359건)가 차지했으며, 유럽환경사무국 340건, 비즈니스유럽 321건, 유럽소비자기구(BEUC) 313건, 유럽의 농민연합단체 '코파-코제카' 311건 등이 뒤를 이었다.
구글은 302건으로 전체 9위였으나 개별 기업으로는 가장 면담 건수가 많았다.
구글의 EU 관계자 회동 중 22건은 이른바 '디지털 옴니버스'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 법안은 기업들이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훈련할 때 재량권을 더 갖도록 하는 방식 등을 통해 인공지능(AI)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글·아마존·애플은 클라우드 규제안과 아동 온라인 안전 규정도 EU 관계자들과 논의했다.
애플은 257건, 이스라엘 정부는 249건, 아마존은 239건으로 각각 전체 12·13·14위를 차지했다.
유럽 기업 중에서 20위 안에 든 경우는 공동 15위 토탈에너지스(236건), 17위 폭스바겐(231건), 20위 에어버스(222건) 등 3곳뿐이었다.
이 밖에 유럽노동조합총연맹(278건), 유럽화학산업협회(260건),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236건), 독일산업연맹(230건), 기후행동네트워크(224건)가 20위 내에 들었다.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들은 이 과정에서 쓴 로비 비용도 유럽 기업들보다 훨씬 많았다.
구글은 연간 550만∼600만유로(85억∼92억원), 애플은 800만∼900만유로(123억∼138억원), 아마존은 900만∼1천만유로(138억∼154억원)을 썼다고 신고했다.
유럽 기업들이 썼다고 신고한 로비 비용은 토탈에너지스 300만∼350만유로(46억∼54억원), 폭스바겐 280만∼300만 유로(43억∼46억원), 에어버스 200만∼220만유로(31억∼34억원)로, 미국 빅테크들보다 훨씬 적다.
면담 횟수로는 상위 20개 주체 내에 들지 않았으나, 미국 빅테크 중 메타는 로비 비용으로 1천만유로(154억원)를 넘게 썼다고 신고했다.
다만 FT는 일부 유형의 로비 주체에만 비용 공개 의무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미국 기업들은 브뤼셀(EU 본부 소재지)에서의 영향력을 활용해 EU의 디지털 규제에 맞서 왔다"며 이들이 "과도한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글 공보담당자는 "유럽 정책결정자들과 접촉하는 것은 우리가 대응해야 하는 새 규제의 폭넓은 범위를 반영한다"고 FT에 해명했다.
아마존과 애플은 고객과 자사 사업에 중요한 사안을 놓고 정책결정자들과 접촉한다고 밝혔다.
EU의 투명성 등록부에는 EU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기업, 업계 단체, 활동가 단체 등 약 1만8천 곳이 등록돼 있다.
등록된 로비 주체는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부터 환경운동단체까지 매우 다양하며, 2016년 이후 그 수가 두 배로 늘었다.
다만 의원들의 신고 오류와 면담 상대가 명시되지 않은 불완전한 기록 등이 있어 면담 건수는 추정치라고 FT는 설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유럽의회 의원들은 로비스트 등록이 돼 있지 않은 단체들과도 약 2만9천 차례 면담했다.
여기에는 베이징 주재 외교사절단 등 외교공관 관계자들과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 관계자들 등이 포함됐다.
다만 유럽의회는 의원들이 모든 면담을 신고해야 하며, 투명성 등록부에 등재된 이해관계 대표자만 만나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등록된 단체와만 면담할 수 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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