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中지방정부…국경절 오성홍기 세탁해 재사용
정저우 일부 지역 국기 재사용률 82%…후시진 "국민에 홍보할 일 아냐"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지방정부들이 국경절을 맞아 지난해 사용한 오성홍기를 세탁해 다시 내거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강조한 '과긴일자'(過緊日子·허리띠를 졸라매고 살기) 기조가 국경절 행사 준비에도 적용되는 모습이다.
1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허난성 성도 정저우시는 올해 국경절을 맞아 지난해 사용한 오성홍기 가운데 상태가 양호한 것을 골라 세척·정비해 다시 내걸었다.
정저우시는 국경절을 맞아 도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간소·실용, 절약 실천' 원칙을 세우고 기존 물품을 우선 활용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저우 중심 지역인 진수이구는 상태가 양호한 기존 오성홍기 192장을 재사용했다.
또 다른 중심 지역인 얼치구도 새 국기는 94장만 사용하고 기존 국기 436장을 사용해 재활용률이 82.26%에 달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후베이성 스옌시는 주요 도로에 국기와 장식 깃발 7천300여장을 설치하면서 이전에 사용한 국경절 장식물을 우선 사용하고 필요한 물품만 새로 구입했다.
후베이성 중샹시는 새로운 장식용 지지대를 제작하는 대신 지난해 철거해 보관했던 시설물을 보수해 다시 사용했다.
쓰촨성 러산과 저장성 젠더 등도 기존 화단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국경절 경관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중국에서는 지방정부의 부채와 재정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정기관이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과긴일자'가 주요 정책 기조로 강조되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지난해 5월 '당정기관 절약 실천·낭비 반대 조례'를 통해 당정기관이 앞장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지난달 30일 논평에서 "기존 국기를 세척·점검해 다시 사용하고 기존 물품을 재활용하는 것은 아낀 돈을 꼭 필요한 곳과 주민들이 시급히 필요로 하는 데 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지방정부가 절약을 하나의 풍조로 정착시켜 공공자금을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정부 기관의 절약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국민의 국경절은 성대하고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며 "각 지방정부는 국민의 소득을 늘려 소비할 여력을 갖도록 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절약은 중국인의 미덕이지만 우리의 숙명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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