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수출로 확인한 반도체 수요…증시 상승탄력 촉매될까(종합)

입력 2026-10-01 16:54
마이크론·수출로 확인한 반도체 수요…증시 상승탄력 촉매될까(종합)

삼전·닉스 3% 안팎 급등…코스피 1.95%, 코스닥 4.48% 상승 마감

마이크론 2026회계연도 4분기 실적 컨센서스 상회…"자본지출 대폭 확대"

전문가들 "시장 규칙 바뀌었다…AGI 선착순 위한 경쟁적 지출 불가피"

韓 9월 수출 작년대비 84% 증가…반도체가 전체 실적 견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 = 미국 마이크론이 '깜짝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반도체 업황 호조가 시장 일각의 우려와 달리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모처럼 국내 증시를 밀어 올렸다.

때마침 한국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3% 안팎의 급등세를 보였다.

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3.31포인트(1.95%) 오른 6,971.35로 장을 마쳤다.

0.34% 내린 6,814.49로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한때 6,765.06(-1.07%)까지 밀리며 낙폭을 키웠지만 이후 장마감까지 지속적인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은 무려 38.38포인트(4.48%) 급등한 894.29로 마감했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마이크론이 시장 눈높이를 웃도는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내놓으면서 반등을 위한 조건이 갖춰졌다.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4분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의 5배에 육박하는 542억3천만 달러(약 73조5천억원)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510억7천만 달러)를 웃도는 깜짝 호실적이었고,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33.42달러로, 월가 기대치인 31.61달러를 넘어섰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까지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장기공급계약으로 확보했으며, 자본지출(CapEx) 규모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2027·2028회계연도 메모리·스토리지 수급이 2026년보다 훨씬 빠듯해질 것이고, HBM 수요가 2028년까지 일반 D램보다 빠르게 늘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장 직후 각각 1.49%와 1.52%의 낙폭을 기록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은 장 초반 약세를 면치 못했다.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가 86.25%로 기대치(86.4%)를 소폭 하회했다는 이유로 마이크론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한차례 출렁인 탓으로 보인다. 과거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때마다 결과와 무관하게 '셀온'(sell-on·호재속 매물출회)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던데 따른 학습효과도 작용했을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론의 2027회계연도 1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가 낮았던 건 인센티브 등 일회성 영향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나오며 우려가 빠르게 잦아들었고, 한국 9월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투자심리에 불이 붙었다.

이날 산업통상부는 9월 수출액이 1천209억4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83.5% 증가, 월 기준 최대 수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력인 반도체가 6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내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각각 5.28%, 5.6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상승세가 일부 진정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10월 2일 미국 고용지표에서 둔화가 확인될 경우 미국채 금리의 하향 안정화에 힘이 실릴 전망"이라며 "코스피 외국인 투자자는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으나 순매도 강도는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조4천306억원과 5천442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3천345억원을 순매수했다.



한편,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날 마이크론이 내놓은 실적에 대해 '중립 이상'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콘퍼런스콜에서는 이번 실적이 단순한 메모리 가격 반등이 아니라 2027∼2028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구조적 사이클이라는 점을 매우 강한 어조로 강조했다"고 짚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매출액과 EPS 모두 컨센서스를 웃돌았고, 매출총이익률(87.0%)도 예상(86%)보다 높게 나오면서 고수익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디램(DRAM) 업황은 여전히 업사이클의 중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스마트폰 및 PC 등 기존 수요자들이 판가 폭등에 저항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오른 가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 시점은 올해말∼내년초로 예상하며 메모리업체들의 2027년 이익 추정치가 일제히 재상향 조정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AI) 고도화를 위한 기업간거래(B2B) 수요는 '투자'에 기반하며 인간과 다름없이 사고하는 범용인공지능(AGI) 선착순 도달을 위한 경쟁적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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