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AI 자율규제는 미친짓…약물규제·안전벨트 없는 셈"
"생물학 무기로 1억명 죽고 나서 소송할 건가"…AI 업계 자율규제론에 일침
"저소득국엔 기술지원 가속해야…통제권 지키면 극도풍요 시대 도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인공지능(AI)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기업들의 자율 규제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게이츠는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팟캐스트 '에즈라 클라인 쇼'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에 있어 업계의 자율 규제를 신뢰할 수 없다'며 "그건 정말 미친(insane) 짓"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안전하지 않은 AI를 출시하면 기업이 소송을 당할 것이므로 굳이 규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런 질문을 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AI는 인류가 지금까지 접해온 것 중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I 자율규제론을 기존의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의약품을 승인하고 규제하는) 식품의약국(FDA)도 없고 항공안전위원회도 없으며 자동차에 안전띠를 설치하라는 의무도 없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손해배상 소송이나 자율 규제로 AI 위험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에 대해 누군가 생물학 무기를 만들어 1억 명을 죽인 뒤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미 AI의 발전으로 악의적 공격자가 사이버 해킹이나 생물학 테러를 저지를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싱크탱크나 정치인, 정책결정권자들의 AI 위험성 인식 수준이 극히 낮은 상황이라면서, 주로 정부의 연구개발(R&D) 자금으로 개발된 로켓이나 핵무기와 달리 AI는 민간 자본으로 개발됐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재앙이 발생하기 전에 안전장치와 감시체계 도입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I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노동 시장 격변과 관련해서는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인간을 고용할 때 내는 사회보장세를 로봇이나 AI에도 적용해 일자리 대체 속도를 낮추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실직자 재교육이나 사회 안전망 강화에 쓰자는 것이다.
자연보호구역처럼 AI 진입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인간 보호 일자리'를 지정하자고는 의견도 내놨다.
보육이나 노인 요양, 의료, 교육 등 공감과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영역은 인간을 고용하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게이츠는 선진국과 달리 저소득 국가에서는 AI가 의료나 농업 현장의 인프라 부족을 메울 도구가 될 수 있다며 기술 지원을 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또 AI가 인류의 멸망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 "우리가 통제권을 유지한다면 결국 '극도의 풍요'(superabundance) 시대에 들어서게 될 것"이라며 AI로 인한 과도기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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