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칼리닌그라드 봉쇄하면 핵무기 쓸 수도"…나토에 경고(종합)

입력 2026-10-01 00:46
러 "칼리닌그라드 봉쇄하면 핵무기 쓸 수도"…나토에 경고(종합)

나토 총장 "핵위협 중단하라…전쟁 안풀리니 유럽 분열 노려"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 둘러싸인 자국 영토 칼리닌그라드가 봉쇄될 경우 핵무기를 쓸 수 있다고 나토에 경고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나토에 보낸 서한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칼리닌그라드를 나라의 다른 지역에서 고립시키려는 어떤 시도라도 감행할 경우 영토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군사력과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비공식 문서(non-paper)로 분류된 이 서한에서 나토가 "직접적 무력 충돌이 발생할 높은 위험"을 동반한 "위험하고 무모한 행보"를 한다고 주장했다.

나토에 보낸 경고 이외에도 최근 사흘 동안 유럽 3개국에 주재하는 러시아 대사관은 성명을 내 나토가 군사훈련, 칼리닌그라드를 포함한 시나리오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앨리슨 하트 나토 대변인은 "나토는 방어적 동맹이고 우리 활동이나 훈련이 러시아 어느 지역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보냈다"며 "무력 사용 위협, 특히 무책임한 핵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핵 위협을 중단하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 중에 나온 심리전으로 평가절하했다.

그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방·우주 포럼에서 "나는 이걸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잘 풀리지 않아 이 모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뤼터 총장은 거듭 "그렇게 걱정하지 말라. 나토 영토에 임박한 위협은 없다"며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는 우리를 분열시키고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잃길 원한다"고 했다.



발트해에 접한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는 나토 회원국 폴란드·리투아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는 이곳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배치해 놓고 있다.

유럽 안보당국은 칼리닌그라드에서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로 이어지는 약 100㎞짜리 육로 수바우키 회랑을 나토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긴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을 이루는 이 회랑을 러시아가 점령할 경우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가 다른 나토 회원국들에서 떨어져 고립된다.

폴란드는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4년마다 하는 '자파드'(서쪽) 합동군사훈련이 수바우키 회랑 점령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비난해 왔다. 리투아니아는 회랑 방어를 위해 독일군 45기갑여단을 영구 주둔시켰다.

최근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무력 도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민간인 대피 시나리오를 짜는 등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이달 11일 나토가 칼리닌그라드 인근에서 '공격적' 군사훈련으로 러시아를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에는 나토가 칼리닌그라드 인근에 E-3A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와 미군·노르웨이군 전투기 등을 대거 출격시켜 공중타격·급유·정찰·전자전을 훈련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폴란드와 유럽 다른 나라에서 칼리닌그라드를 언급한 꽤 터무니없는 발언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며 "우리 외교관들이 유럽의 과격한 이들에게 이와 관련한 러시아의 정책 문서를 상기시키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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