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라크 철수 완료…이라크 총리 "주권의 새 국면 시작"
이라크전 개전 후 23년여만…2014년 재주둔 후 12년여만
쿠르드 자치정부 "방어 시스템 지원 없는 철군 우려"
친이란 무장단체 "패배한 점령군 축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미군이 30일(현지시간) 이라크에서 모든 미군 병력의 철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다에시) 격퇴를 위해 12년간 이어온 미국의 이라크 군사 임무가 종료됐다. 마지막 미군 병력은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자치구역 내에 있는 에르빌 공군기지에서 철수했다.
이번 철수는 2년 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이라크 정부와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
숀 파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군 병력과 장비가 에르빌 공군기지에서 "질서 있는 철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번 이정표는 이라크와 역내에서 IS를 조직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격퇴한 12년간의 작전이 성공했음을 보여준다"며 "또한 전시 연합군 임무에서 이라크가 주도하고 보다 정상적인 양국 안보 관계의 지원을 받는 안보 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미군의 임무 종료와 철수를 자국의 역량과 주권이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내세웠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미군 주도 연합군의 철수를 알리는 인수인계식에서 "이라크의 주권, 국가 기관의 역량, 군의 준비 태세, 의사결정의 통일, 그리고 우방국들과의 균형 잡힌 협력 관계로 규정되는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보안군이 IS와의 싸움을 계속할 것이며, 비국가 무장 단체들이 더 이상 무기를 보유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알자이디 총리의 발언에도 이라크 내 여러 무장단체의 무장해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 정부는 당초 무장단체들의 무장 해제 시한을 미군 철수 시기와 연계했다.
이에 따라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일부 무장단체는 무기를 넘기기로 합의했지만, 이란과 가까운 강력한 무장단체들은 무장 해제를 거부하거나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었다.
알자이디 총리는 현재 무장 해제 시한을 사실상 연기한 상태다. 그는 지난 21일 보도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무장세력들을 내년 6월 30일까지 무장해제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시한마저도 무장세력들은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무장단체들이 무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하는 데 대해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는 우려를 나타냈다.
쿠르드 자치정부의 군사조직인 페슈메르가는 최근 미·이란 전쟁 기간 쿠르드 지역이 1천 차례가 넘는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며 "이처럼 복잡한 역내 상황에서 방어 시스템이 제공되지 않은 채 미국이 쿠르드 지역을 떠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친이란 무장단체들은 미군 철수를 환영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인 카타이브 헤즈볼라의 안보 담당자인 아부 무자히드 알 아사프는 성명에서 "패배한 점령군을 이라크 땅에서 축출한 것은 완전한 주권을 향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자이디 총리와 정부를 향해 미국의 계획을 실행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 않는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복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은 2003년 3월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 정권을 몰아낸 뒤 그해 5월에 주요 전투 작전 종료를 선언했으나, 병력 철수는 2011년 12월 완료했다. 이후 2014년 6월 미국은 IS와 싸우기 위해 이라크에 다시 병력을 주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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