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D-30] ② 민주 '하원 탈환' 전망 우세…상원 다수당 '안갯속'
'트럼프 승리' 아이오와·텍사스·알래스카 등 공화 강세주도 격전지로
이란전·고물가 막판 변수…민주 '정권심판론'에 공화 '자금력'으로 맞서
트럼프와 거리두는 공화 후보들…민주는 당내 갈등·경선 후유증도 과제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장기화하는 이란전의 향방과 고물가 등 유권자들의 체감 경제가 꼽힌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에 유리한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지만 상원의 경우 당초 공화당 우세로 평가됐던 지역까지 일부 접전 양상으로 바뀌면서 막판 상황에 따라 의회 권력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두 자릿수 격차로 승리했던 아이오와와 알래스카, 텍사스 등이 핵심 전장으로 부상하면서 공화당이 상원 의석 수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지역이 늘었다.
비당파적 선거 예측기관인 '쿡 폴리티컬 리포트'(이하 쿡 리포트)는 지난달 23일 발표한 상원 판세에서 아이오와와 알래스카, 메인, 오하이오, 텍사스 등 공화당 의석 5곳과 미시간, 뉴햄프셔 등 민주당 의석 2곳 등 7곳을 경합지로 분석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상원 전체 100석 가운데 35석을 새로 뽑는다. 쿡 리포트는 민주당이 1∼5석 순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려면 4석을 순증해야 한다.
쿡 리포트는 한 달 전만 해도 기본적인 선거 여건이 공화당에 유리하다고 봤지만, 최근에는 양당 모두 상원 다수당을 확보할 경로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곳이 아이오와다. 공화당 애슐리 힌슨 후보와 민주당 조시 투렉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이곳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3%포인트 차로 승리한 곳이다.
그러나 농업 비중이 높은 아이오와에서는 관세로 농기계와 비료 등 농업 생산비 부담이 커진 데다 이란전으로 연료·비료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텍사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약 14%포인트 차로 승리했고 민주당이 1988년 이후 상원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이다. 그렇지만 올해는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와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는 공화당 현역 댄 설리번 상원의원과 민주당 메리 펠톨라 전 하원의원이 맞붙는다. 이곳도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승리한 지역이지만 높은 연료비와 생활비 불만 속에 펠톨라 후보가 경쟁력을 보이면서 공화당이 예상 밖의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
하원 선거는 공화당에 더욱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 주요 언론과 선거 분석기관들은 대체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탈환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435석을 다시 뽑는 하원 선거에서 과반은 218석이다. 현재 민주당 소속 현역의원은 214명으로, 과반수를 되찾기 위해서는 4석만 더 확보하면 된다.
쿡 리포트는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220∼230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선거 판세에는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입소스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조사(성인 1천 277명 대상, 오차범위 ±3.0% 포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2%로 떨어졌고 생활비 문제에 대한 긍정 평가는 17%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물가 대응에 대한 부정 평가(51%)가 긍정 평가(44%)를 처음으로 앞섰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 전쟁이 7개월째 이어지면서 급등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식료품·운송비 등 전반적인 생활비 부담을 가중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 정치적 악재가 되고 있다.
특히 농업·제조업 비중이 높은 중서부에서는 고유가가 농기계 운용과 물류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체감 부담이 더욱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남은 한 달간 종전이나 휴전의 돌파구가 마련돼 유가가 안정될지, 반대로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확전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추가 상승할지가 막판 표심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런 위기감 속에 일부 공화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로저스 미시간 상원의원 후보와 힌슨 아이오와 상원의원 후보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 행동을 지지해왔지만 최근 나란히 조속한 종전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투표용지에 올라 있다고 생각하고 투표하라고 호소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지만, 낮은 국정 지지율과 이란전·고물가가 부담인 접전지역 후보들에게는 대통령과의 지나친 밀착이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불리한 환경을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전국공화당상원위원회(NRSC)는 지난달 말 아이오와, 알래스카, 오하이오 등을 방어하기 위해 890만 달러(약 120억원)의 추가 모금을 기부자들에게 요청했다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화당은 지난달 이후 당초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지역을 포함해 최소 39개 하원 선거구에 새로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미디어 추적업체 애드임팩트 집계에서 공화당 측이 남은 선거 기간 예약한 광고비는 최소 8억8천800만 달러(약 1조2천억원)로 민주당의 6억6천600만 달러(약 9천억원)를 크게 웃돈다.
민주당은 이란전과 고물가를 트럼프 행정부의 실정으로 부각하며 생활비와 관세, 연료 가격 등 체감 경제를 고리로 '정권 심판론'을 파고들고 있다.
그러나 유리해진 정치 환경이 곧바로 민주당의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상원에서는 지역에 오랜 정치적 기반을 둔 공화당 현역 의원들을 꺾어야 하고, 예비선거에서 민주사회주의 계열 후보들이 약진하면서 불거진 이들과 당 주류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도 과제다.
로이터통신은 메인과 텍사스, 미시간 등 주요 상원 격전지에서 경선 후유증으로 일부 유력 인사들이 지원 유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공화당은 중도층을 겨냥해 민주당 후보들을 '급진 좌파'로 규정하는 공세를 펴고 있다.
니콜라스 롱 세인트에드워즈대 교수는 트럼프 1기 때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와 비교해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인기에도 경제가 강점이었다"며 지금은 오히려 경제가 약점이 돼 공화당 후보들에게 강한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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