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D-30] ① 이란전쟁의 검은 그림자…심판대 오르는 트럼프

입력 2026-10-01 06:01
수정 2026-10-01 06:42
[美중간선거 D-30] ① 이란전쟁의 검은 그림자…심판대 오르는 트럼프

트럼프 집권 전반 중간평가…상·하원 다 민주당에 내주면 레임덕 위기

하원 민주 우세·상원 초접전 양상…'텃밭 이상신호'에 공화 우려 심화

민주 하원 탈환시 트럼프 부패의혹 조사…민주당 탄핵 시도는 양날의 검

2028년 대선 앞두고 공화 마가 세력유지·민주 강성진보 약진 여부 관심

[※편집자주 = 미국에서는 11월 3일 중간선거가 치러집니다. 향후 2년간의 미국 의회 권력 지형을 결정짓는 선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전반기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한편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향배를 가늠하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연합뉴스는 중간선거를 한 달 앞두고 현재 판세와 변수, 한인 후보 당선 전망 등을 짚어보는 기획 기사를 마련했습니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나 다름없는 중간선거가 한 달 뒤로 다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밀어붙인 각종 정책에 대한 민심의 냉정한 평가 무대다. 이란전쟁의 장기화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여당인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내주며 패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레임덕 위기를 맞게 된다.

야당인 민주당은 고물가에 지친 민심을 공략해 상·하원을 탈환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의회 차원의 전방위적 조사로 국정 주도권을 잡겠다는 태세다.

한국의 총선과 비슷한 미국의 중간선거는 11월 3일 치러진다.

4년 대통령 임기의 중간에 치러져 기본적으로 집권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갖는 선거로,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승리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번 선거에서는 2년 임기의 하원 435석이 모두 바뀌고 6년 임기의 상원은 3분의 1인 35석이 대상이다. 36개 주에서는 주지사 선거도 치러진다.

하원의 경우 현재 무소속 1석과 공석 2석을 제외하고 공화당이 218석, 민주당이 214석을 차지하고 있다. 우위가 근소한 상태라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4석을 순증하면 하원을 장악할 수 있다.

상원의 경우도 현재 공화당 53명, 민주당 47명이라 민주당이 4석을 추가로 확보하면 다수당 지위에 올라설 수 있다.

하원 선거를 두고서는 민주당의 승리를 내다보는 관측이 많다. 미 선거분석 사이트 '270투윈'이 미국 내 여러 관측 기관의 전망치를 합쳐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지금으로선 민주당이 220석, 공화당이 20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15석은 경합지역으로 분류돼 있는데 전부 공화당이 가져간다고 해도 민주당이 220석 대 215석으로 승리하는 판세다.

상원은 초접전이다. 민주당이 48석, 공화당이 47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5개 지역구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50대 50만 돼도 부통령이 상원 의장으로서 캐스팅 보트를 쥐기 때문에 공화당으로서는 반드시 최소 50석을 사수해야 한다.



이란전쟁 장기화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를 면치 못하며 최저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전체적 판세는 공화당에 불리한 상황이다.

이란전쟁이 유가를 밀어 올려 초래한 체감 물가 상승이 공화당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악재다.

4∼6주면 충분하다며 2월 말 시작된 '트럼프의 전쟁'이 7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출구전략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중간선거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경제정책인 '관세정책' 역시 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경합주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텍사스주와 캔자스주,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예전 같으면 안정적으로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지역에서도 공화당 후보들이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서도 '감당가능한 생활비'(Affordability)를 내세워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민주당을 '공산주의자의 소굴'로 몰아붙이며 이념전쟁을 시도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상대로 주거비와 의료비, 교육비 같은 생활비 절감 정책에 집중하면서 고물가에 지친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반기 국정 향방을 결정하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선전하며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유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주요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상·하원을 민주당에 내주게 된다면 각종 정책은 의회의 벽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안보·이민·교육 등 전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마다 민주당이 제동을 걸고 나설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권을 동원해 국정과제 동력을 확보하는 마이웨이 노선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지만, 여론의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민주당이 법적 대응을 통해 제동을 걸 수도 있다.



더구나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행정부 고위 인사를 상대로 전방위적 조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하원 상임위원회에는 증인 소환과 자료제출 요구 권한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부패·권력남용 의혹을 조사할 특별위원회가 구성되면 한층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상원 3분의 2 찬성'을 확보하기는 어렵지만 탄핵 추진 과정에서 각종 의혹을 폭로하고 '반(反)트럼프' 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1기 행정부 당시 두 차례의 탄핵소추를 겪었다. 두 번 다 상원에서 부결되기는 했지만,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탈환한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에 직면하고 결국 2020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일련의 과정을 고스란히 경험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탄핵 시도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중간선거를 앞둔 민심의 요구가 무엇보다 물가 잡기 등 민생 이슈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탄핵이 워싱턴 정가의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갈 경우 민주당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간선거 표심은 민주당에 대한 전폭적 지지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반감이고, 이 때문에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선거 분석가들의 지적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따라서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2년 뒤인 2028년 대선을 겨냥한 양당의 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간선거가 끝나고 내년부터는 양당이 급속히 대선 모드로 진입하게 된다.

공화당이 승리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노선이 한층 강화되겠지만 참패할 경우 세력 분화가 이뤄지며 전통적 보수와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역시 민주사회주의자로 대변되는 당내 강성 진보 세력이 얼마나 선전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그 결과에 따라 현재 민주당 주류인 중도 진영과 진보 세력 간 노선 투쟁의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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