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하이브리드 공격'에 나토식 공동대응 추진

입력 2026-09-28 15:11
EU, 러시아 '하이브리드 공격'에 나토식 공동대응 추진

사이버 공격·드론·방화 잇따르자 새 대응 체계 도입 논의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유럽연합(EU)이 사이버 공격과 사보타주, 방화 등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에 회원국들이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회원국 국방장관들은 28일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어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비상안보의정서' 도입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원국이 하이브리드 공격을 받을 경우 공동 대응하자는 취지의 이 의정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조약 4조와 유사한 형식이다.

나토 조약 4조는 회원국이 자국 안보가 위협받는다고 판단할 경우 다른 회원국들을 상대로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EU가 새로운 공동 대응 체계를 추진하는 것은 기존 방식으로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은 올해 발생한 사이버공격과 독일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에 대한 무장 드론 공격 시도, 폴란드 철도 선로 폭파, 창고와 공장을 겨냥한 방화 등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건에 대해 유럽 차원의 뚜렷한 공동 대응은 이뤄지지 않았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국방담당 집행위원은 "우리가 하이브리드 전쟁에 직면해 있다면 하이브리드 방어가 필요하다"며 "어떤 수단을 사용할 준비를 해야 하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러시아의 공격에 상응하는 수준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가 고통스러운 하이브리드 위협이나 공격에 직면한다면 우리의 대응도 비슷한 정도로 고통스러워야 한다"며 "반드시 같은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고통의 수준은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EU의 새로운 대응 체계가 나토의 기존 절차와 중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부 회원국 외교관들은 별도의 의사결정 체계가 도입되면 오히려 신속한 대응에 방해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일각에선 폭탄과 방화 등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수단까지 동원한 도발을 더 이상 '하이브리드 공격'으로 불러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덴마크 정보기관은 최근 러시아가 앞으로 수개월 내 나토 회원국을 상대로 제한적인 군사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과 관련해 "나토는 이에 대비돼 있으며 모든 대응 수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응이 항상 대칭적인 것도 아니고 반드시 '눈에는 눈' 식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지만, 러시아는 나토의 대비 상황을 알고 있다고 확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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