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미중회담 '의미 축소' 노력…"美, 전략적 모호성 유지"

입력 2026-09-27 16:29
대만, 미중회담 '의미 축소' 노력…"美, 전략적 모호성 유지"

외교차관 "美, 대만의 국방투자 결심 이해"…"대만 반도체, 美이익과 관련"

"걱정하지 않는다" 발언도…외교장관은 중남미 수교국 순방



(상하이=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현지시간)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에 밝힌 '대만 독립 반대' 요구와 관련, 대만 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해당 회담이 미국의 대만 정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는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간) 중화권매체 연합조보 등에 따르면 대만 외교부 천밍치 정무차장(차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번 회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 대사의 인터뷰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을 볼 때 미국의 대만 정책은 여전히 변함 없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각국에 대한 무기 판매 시 모두 엄밀히 평가하며, 미국은 대만이 직면한 정세와 국방 투자에 대한 결심을 이미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이 경제 둔화 속에서도 군비 투자를 계속하는 것은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대만이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계속 국방 개혁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의 또 다른 정무차장 우즈중은 전날 한 좌담회에서 "대만에는 '독립' 문제가 없다. 우리는 하나의 주권 독립국"이라며 "대만은 이미 주권국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우리가 왜 독립을 선포하는가"라고 말했다.

또 중국이 대만 문제로 계속 미국을 압박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대만이 방위 능력과 대만해협 평화,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자국 이익과도 관련 있다고 짚었다.

그는 현 단계에서 미국과 대만의 이익이 비교적 일치하며 양측이 미중 정상회담 기간 계속 소통을 유지했다며 "(현재로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시 주석 발언에 대해 "사실 왜곡"이라며 "(중국과 대만이) 서로 예속되지 않으며 대만의 주권은 대만 전체 인민에게 있다"고 반발한 바 있다.

대만 린자룽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중남미 수교국인 벨리즈·과테말라를 순방하고 순방 기간 각국 정부 요인들을 만난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만은 전임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시기 민주주의 연대를 강조하며 중국과 대립각을 키워왔는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대만 문제를 미중 간 협상 관점에서 접근하려 한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향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더 나아가 '반대한다'고 밝힐 것을 압박해왔는데, 이번 정상회담에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이러한 입장을 표명한 상황이다.

시 주석은 지난 2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취재진에게 시 주석이 대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시 주석에게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퍼듀 주중 미국대사는 이후 25일 미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대만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고, 폭스뉴스에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지만, 협박도 명확히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만 단장(淡江)대학 양안센터 장우웨 수석연구원은 현재 대만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급성이 없는 만큼 "대만 문제가 미중 간 빅딜 카드가 될 가능성은 절대 없다. 이번 회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쉽지 않다"고 봤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요구한 '대만 문제의 신중한 처리'와 관련해 미국의 무기 판매, 대만 총통의 해외 순방 시 미국 경유 지점 및 격식, 미국 고위 관리의 대만 방문, 미국 입법·행정부의 대만 관계 강화 조치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만 국방부 관리를 지낸 후전둥은 미국의 무기 판매가 계속 미뤄질 경우 중국은 이를 대미 압박 효과로 볼 수 있지만, 반대로 미국이 조만간 무기 판매에 나설 경우 이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없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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