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주석 "걸프국 주권 존중돼야"…이란 문제 두고 美 우회 비판
미중정상회담 직후 유엔총회서 연설…"쿠바 위협·봉쇄 즉각 중단"
'미국' 직접 언급은 피해…정상회담 뒤라 상대적으로 주목도는 떨어져
(뉴욕=연합뉴스) 임수정 특파원 =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과 쿠바 문제를 놓고 미국의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한 부주석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중국은 걸프 지역을 포함한 중동 국가들의 주권과 안보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행동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 부주석은 "주요국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는 데 특별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규칙을 준수하고 법치를 수호하며 옳은 일을 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이와 분쟁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유엔 헌장을 위반하고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우회하는 일방적인 군사행동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바 문제에 대해서는 한층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한 부주석은 "중국은 관련 국가가 쿠바에 대한 무력 위협을 즉각 중단하고 쿠바에 대한 봉쇄와 제재를 즉각 전면 해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기서도 미국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쿠바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온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쿠바에 대한 석유 공급을 제한해왔으며, 최근에는 쿠바 전역의 전력망이 붕괴해 수백만 명이 정전을 겪기도 했다.
한 부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이틀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이란에 대한 지원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가 전날 밝힌 바 있다.
이란 전쟁에 대한 시 주석의 반응은 "(중국이) 국면 완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왔으며, 양측이 "조속한 대화·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는 수준이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미중 정상은 이번 주 회담 기간 내내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이란과 쿠바 등 주요 국제 현안을 둘러싼 양국 간 입장차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부주석은 보호무역주의를 겨냥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역사와 현실 모두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 없이는 각국이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보호무역주의에는 승자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있은 뒤 이뤄진 한 부주석의 유엔 연설은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AP통신은 시 주석이 워싱턴에서 국빈 만찬 등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한 직후 한 부주석이 유엔 연단에 서면서 이번 연설이 다소 김이 빠진 모양새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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