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트럼프의 시진핑 '극진 환대'에 美공화당 당혹·불만

입력 2026-09-26 04:07
[미중정상회담] 트럼프의 시진핑 '극진 환대'에 美공화당 당혹·불만

B-1 폭격기 축하 비행·사흘 내내 레드카펫…"너무 나갔다" 평가 나와

'中 이란 지원' 의혹 속 "훌륭한 우정" 강조…대중 강경파 불만 고조



(뉴욕=연합뉴스) 임수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기간 레드카펫에 예포, 폭격기 축하 비행까지 동원한 '황제 의전'을 펼쳤던 것을 두고 집권 공화당 내부에서 불만과 당혹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란이 미군을 공격하는 데 중국 측의 군사적 지원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마당에 미국의 최대 패권 경쟁국에 지나친 예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베푼 이례적인 수준의 환대를 두고 잇따라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공화당 소속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상원의원은 시 주석의 도착 때 진행된 21발의 예포와 B-1 폭격기 축하 비행 등을 두고 "너무 나갔다"고 평가하며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지난 23일 도착했을 때부터 사흘간 이어진 국빈 방문 기간 각별한 예우를 했다.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했고, 21발의 예포와 B-1 폭격기 2대의 축하 비행이 이어졌다.

이튿날 백악관 환영식 때도 B-2 스텔스 폭격기와 F-22 전투기들이 상공을 날았다.

존 코닌(텍사스) 상원의원도 "시 주석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데 대해서는 별로 내키지 않는다"며 중국이 러시아, 이란, 북한과 함께 미국에 맞서는 '축(axis)'을 형성했다는 점이 "상당히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측이 이란을 군사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은 공화당 의원들의 불만에 기름을 붓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중국 측에서 확보한 위성사진을 활용해 요르단 내 미군 주둔 기지를 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 3명이 숨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전날 비공개 국가안보 브리핑에서 이란과 중국 간 군사 협력이 심화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 환대를 둘러싼 우려를 더욱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중국과의 민감한 현안을 강하게 제기하기보다는 시 주석과 "진정 훌륭한 우정을 쌓아왔다"며 친분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존 커티스(유타)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이 문제를 직접 제기해 "미국이 실망하고 있으며 그런 행동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누가 우리의 친구이고 누가 우리의 적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도 했다.

대중 강경파들은 더 직접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은 "대통령이 중국의 대대적인 군사력 증강 목적이나 중국의 명백한 이란 지원에 관해 한번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동안 중국을 미국의 주요 경제·안보 경쟁자로 규정하며 강경한 대중 메시지를 발신해왔다는 점에서도 공화당 의원들의 이번 '레드카펫 외교'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이 감지된다.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에 가서 대통령이 중국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환호했는지 보라"고 꼬집었다.

백악관은 이 같은 비판에 시 주석이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베푼 환대에 대한 '상호적' 조치라는 입장이다.

애나 켈리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을 증진하고 미국 국민에게 좋은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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