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고위 관리 "美 호르무즈 재개방 조건 수용해도 핵 양보 안해"
"미국이 모든 요구 수용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지"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란의 제안을 수용하더라도,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어떠한 유연성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이란 고위 관리가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대가로, 7일 이내에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적대 행위를 종식하고 이란 항구 봉쇄를 해제하며, 동결 자금 해제와 원유 제재 면제를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런 제안은 미국과 이란 간 대치 국면이 7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를 장악하고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옥죄는 가운데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을 종식하기 위한 협상에서 핵심 이슈다.
이란은 자국 경제의 목을 조이는 미국의 봉쇄 조치 해제를 원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이 가로막고 있는 글로벌 원유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 관리는 이와 관련 "미국이 이란의 모든 조건을 충족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폐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유엔총회(UNGA)를 계기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적대 행위를 종식하기 위한 미국과의 합의가 도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미국이 이란의 요구 조건을 먼저 수용해야만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세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란은 우라늄 농축 권리나 고농축 우라늄(HEU)의 해외 반출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란은 자국이 보유한 최고 농도의 농축 우라늄을 희석하는 데는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이란이 우라늄을 60%까지 농축한 것 등을 근거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고 오랫동안 비난해 왔다. 농축도 60%는 민간 용도로 필요한 수준을 훨씬 웃돌며, 무기급인 90%에 접근한 수치다.
반면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타격했을 당시 이란이 60% 농축 우라늄 440.9kg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그중 얼마만큼이 남아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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