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트럼프 '바이든 오토펜' 조롱조 농담에 시진핑 '껄껄'(종합)

입력 2026-09-26 02:52
[미중정상회담] 트럼프 '바이든 오토펜' 조롱조 농담에 시진핑 '껄껄'(종합)

타국 정상 앞에서 자국 전 대통령 비하 '부적절한 행동' 지적

백악관 관련 영상 게시하자 "트럼프가 국가적 망신" 비판도



(로스앤젤레스·베이징=연합뉴스) 김경윤 정성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앞에서 자국 전임 대통령을 조롱하는 농담을 해 논란을 불렀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미중 정상이 백악관 정상회담 장소로 이동하던 중 업무동 웨스트윙 주랑의 '대통령 명예의 거리'(Presidential Walk of Fame)를 둘러보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곳은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와 사진이 전시된 복도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새로 조성했다.

45대·47대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 액자 두 개 사이는 46대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자리인데, 여기에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사진 대신 '오토펜'(autopen·자동 서명기) 사진이 걸려 있다.

이 사진은 바이든이 재임 중 인지력 저하를 겪고 있었으며, 참모진이 오토펜으로 바이든 몰래 여러 주요 정책을 시행했다는 의혹을 부각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걸어둔 것이다.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함께 이 사진을 바라보면서 "이게 그 오토펜입니다. 바이든이죠"라고 말하자 시 주석은 소리 내 웃기 시작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의 팔을 가볍게 쳤고 두 사람과 동행하는 수행원들의 웃음소리도 담겼다.

이 장면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타국 정상 앞에서 자국 전 대통령을 욕보이는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공화당원' 엑스 계정은 해당 영상을 재게시하며 "트럼프는 국가적 망신"이라고 일갈했다.

또 다른 엑스 이용자는 "중국은 절대 미국 앞에서 자국민을 비하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스스로를 약해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라며 "트럼프는 독재자들의 환심을 사려하지만 실패하고, 미국이 멍청이 집단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비평가들이 해당 행동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내놨다고 전했다.



'바이든 오토펜' 사진은 올해 3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이 유튜브 계정에 공개한 영상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마주한 뒤 감탄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들어 보였고, 바로 옆 '바이든 오토펜' 사진 앞에서는 손가락으로 사진을 가리키며 폭소를 터뜨렸다.

백악관이 다카이치 총리가 웃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바이든 전 대통령 조롱의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고, 일본 야권 등에선 다카이치 총리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중국에서는 해당 장면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공개 석상에서 대체로 절제된 태도를 보여온 시 주석이 글로벌 패권 경쟁을 벌이는 '적수'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너털웃음을 터뜨린 모습은 소셜미디어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순간은 기술과 희토류를 둘러싼 양국의 긴장 속에 진행된 국빈 방문 기간 시진핑 주석이 보여준, 대체로 차분했던 대외적 태도와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고 짚었다.



한편, 미중 정상회담 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만찬 자리에서는 시진핑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따로 보온병을 챙겨 간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시 주석 부부가 앉은 주빈석에는 젠슨 황(엔비디아), 리사 수(AMD), 일론 머스크(테슬라·스페이스X), 팀 쿡(애플) 등 최고경영자(CEO) 4인방이 함께 앉았는데, 테이블 사진 속에는 시 주석 부부 자리에만 검은색과 흰색 보온병이 놓여 있다.

이 사진이 엑스 등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자 몇몇 네티즌은 중국인들에게 따뜻한 물이나 차가 담긴 보온병을 들고 다니며 마시는 습관이 있다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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