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에 호르무즈 재개방 위한 '7일간 로드맵' 제안(종합)
이란외무 확인…"종전 MOU에 담긴 내용 정도의 조건 제시"
역내 군사작전 중단·제재완화·동결자산 해제 등 요구한 듯
단계적 합의 모색…백악관 "중재국 통해 긍정적·건설적 논의"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김아람 기자 =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최종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제안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적대 행위를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이끌 7일간의 계획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중재국을 통해 미국에 전달된 이 제안에는 미국이 7일 이내에 특정 조건을 충족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 조건에 대한 언급은 피했으나 제안에 담긴 다수 조건이 올해 6월에 미국과 이란이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에 포함된 내용과 비교할 때 "그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당 MOU는 호르무즈 해협을 미리 개방하고 정해진 휴전 기간에 이란의 비핵화 문제를 협상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잠정적 종전 합의는 올해 7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쳤으나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무력충돌 속에 붕괴하고 말았다.
MOU에는 대이란제재 완화, 이란 자산에 대한 동결 해제,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군사작전 중단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 ▲ 침략행위 행위 중단 ▲ 미국의 이란 해상봉쇄 종료 ▲ 이란 자산에 대한 동결 해제 등 조건을 중재국 카타르를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이날 아라그치 장관의 발언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중재자들을 통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그 대가로 미국이 이란 항만에 대한 경제봉쇄를 해제하는 단계적 합의를 양측이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논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 한 익명 취재원을 인용해 양국 협상단이 미국 뉴욕 유엔총회 회의장 주변에서 카타르 측 중재로 이런 논의를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는 만약 미국과 이란이 단계적 합의를 체결한다면 종전 MOU와 유사한 방식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제재와 해상봉쇄의 결과로 미국이 강자의 위치에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 협상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란은 올해 2월 전쟁이 시작된 이래 협상과 결렬을 여러 차례 반복해왔다.
주된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조건과 순서에 대한 양측의 이견, 그리고 미국이 동결한 이란 자금에 이란이 언제 접근할 수 있게 되느냐는 문제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찾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연설에서 제재와 미국의 해상 봉쇄가 유지되는 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유로운 항행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국영 매체 보도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협상에서 테헤란 측을 대표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관한 이란의 "확고한 입장"을 제시했다.
이란이 요구하는 조건에는 미국의 해상 봉쇄 즉각 해제, 이란 자산 동결 해제, 그리고 "모든 전선에서" 전쟁을 끝내는 일이 포함돼 있다.
"모든 전선에서"라는 표현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작전을 중단토록 하라는 뜻을 담은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앞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과 합의가 체결되지 않으면 이란을 궤멸시킬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이란 사이의 대화가 몇 달 만에 재개됐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미국의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만나 3시간 동안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고 밝혔다.
limhwasop@yna.co.kr,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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