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시진핑 '대만 레드라인' 면전 압박…트럼프, 회담후 딴청

입력 2026-09-25 06:25
[미중정상회담] 시진핑 '대만 레드라인' 면전 압박…트럼프, 회담후 딴청

시진핑 "대만 독립 반대해야"…트럼프, 기자들 질문에 "훌륭한 회담"

이란 전쟁에도 시진핑 "조속히 대화·협상"…트럼프와 입장차 좁히지 못한듯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중 정상이 24일(현지시간) 양국 간 현안인 대만 문제와 이란 전쟁을 놓고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이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을 통해 약 2시간 만에 시 주석의 발언이 소개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양국이 회담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 주석이 대만 독립에 대한 반대 입장 표명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박했다고 중국 당국이 관영 매체들을 통해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시 주석의 최우선 순위이며, '대만은 중국 영토'라는 그의 확고한 인식을 미국으로부터 확인받고 싶어 한다는 의미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국가 통일과 영토 완전성을 지키려는 중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고 거듭 못 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의 요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지만, 현상 변경을 위한 어떤 형태의 강압적 행동도 원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중국의 '핵심 중의 핵심 이익'으로 여기며 이를 미국이 넘어선 안 될 '레드 라인'으로 긋고 회담에 임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요구에 어떻게 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 주석의 발언을 전한 중국 매체에서도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는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된 자리에서 대만 문제를 거론하기를 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앞 헬리패드(전용 헬기 이착륙장)에서 기자들이 대만 문제를 논의했느냐고 묻자 "우린 훌륭한 회담을 했다"고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정상회담 때도 귀국길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대만 문제에) 매우 강경한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거나 국가 인정 및 독립 지원, 대만 유사시 개입 등을 해서는 안 된다는 중국 측 요구에 확답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방어할 것인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시 주석이 오늘 내게 그것을 물었지만, 나는 그런 것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결국 이번에도 시 주석은 더욱 강경한 어조로 '대만 독립 반대' 입장 표명을 요구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확답 대신 의도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정상회담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여부를 자신이 정할 것이라면서 이를 "좋은 협상칩"이라고 언급, 대만 문제를 대중(對中)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내비친 바 있다.

대만 문제뿐 아니라 이란 전쟁에 대해서도 미중 정상의 온도차가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7개월 가까이 진행 중인 이란 전쟁에서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해주거나, 최소한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에 동참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이란 전쟁에 대한 시 주석의 발언은 "양측이 조속히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궤도로 복귀해, 최종적으로 핵 문제를 포함한 전면적인 합의를 이루고 조속히 평화를 이루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이란 문제 등이 어떻게 다뤄졌는지 기자들이 물었으나 "그(시 주석)는 화강암에 큰 관심이 있었다. 그는 화강암을 좋아한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이란 전쟁에 대해서 역시 두 정상이 각자의 입장만 견지한 채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대목이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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