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퇴직자 잘나가네'…10대 로펌에 10년간 86명 이직

입력 2026-09-27 05:55
'공정위 퇴직자 잘나가네'…10대 로펌에 10년간 86명 이직

보수, 이직 전의 3배 수준 '껑충'…담합소송도 10대 로펌 '쏠림'

한창민 의원 "로펌행 공정위 퇴직자 이해충돌 문제 빚을 수도"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 86명이 최근 10년간 김앤장, 태평양, 세종 등을 포함한 10대 로펌으로 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퇴직자들이 공정위 사건 처리 경험, 인적 관계 등을 기업 제재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이 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2016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공정위에서 10대 로펌으로 이직한 인원은 86명으로 집계됐다.

김앤장에 21명, 화우 10명, 태평양 13명 등 3개 로펌에 총 44명이 이직했다.

그 밖에 율촌 11명, 광장 8명, 세종 8명, 지평 5명, 대륙아주 5명, 바른 4명, YK 1명 등이다.

이직 후 보수는 이직 전보다 적게는 1.7배, 많게는 3.7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앤장으로 이직한 공정위 퇴직자 21명의 월평균 보수 월액은 이직 전 825만원에서 이직 후 3천59만원으로 3.7배로 급증했다.

화우 이직자는 평균 673만원에서 3.2배로 증가한 2천154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평양 이직자의 월평균 보수월액의 경우 621만원에서 1천823만원으로 2.9배로 늘었다.

10대 로펌은 공정위 담합 사건을 집중적으로 수임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실제로 2021년 1월부터 올해 7월 10일까지 5년 6개월간 공정위에 제기된 담합 관련 소송은 263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10대 로펌이 수임한 소송은 191건에 달했다. 전체의 72.6%를 10대 로펌이 수임한 것이다.

김앤장이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우 30건, 태평양 29건, 세종 25건 순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은 공정위 퇴직자의 로펌 재취업은 재직 중 쌓은 사건 처리 노하우와 내부 사정과 관련한 이해, 재직자와의 인적 관계가 기업의 조사·제재 대응에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퇴직자가 재직 중 직접 처리한 업무를 다시 취급하거나 전 소속 기관에 부정한 청탁·알선을 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담합 제재 관련 소송을 대거 수임하는 로펌으로 공정위 퇴직자가 계속 이직하는 만큼 취업 심사와 이직 후 업무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창민 의원은 "공정위 퇴직자의 로펌행은 이해충돌 문제를 빚을 수 있다"며 "퇴직자의 취업 심사와 업무 취급 제한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공정위는 담합 소송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국정감사에서 살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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