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나사 조이며 로봇 제작 열중…상하이 달군 기능올림픽

입력 2026-09-23 14:43
[르포] 나사 조이며 로봇 제작 열중…상하이 달군 기능올림픽

AI·로봇 발전에 '인간 일자리' 고민도…"로봇도 일하려면 사람이 가르쳐야"



(상하이=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23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 중인 제48회 국제기능올림픽의 '자율 이동 로보틱스' 경기 첫날.

각국 청년 기술인들이 실력을 겨루는 컨벤션센터 현장에서는 '인생을 건' 각국 선수들이 고개도 들지 않고 드릴로 나사를 조이는 데 한창이었다.

2인 1조로 구성된 선수들은 로봇 몸체가 될 파란색 판에 바퀴를 달고 전선을 연결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선수들 앞에는 로봇들이 실력을 겨룰 시험대가 마련돼 있었고, 통로와 각종 장애물은 물론 로봇들이 집어야할 물건들도 배치돼 있었다.

이 종목에서는 선수들이 이동할 수 있는 로봇을 제작하고 이를 제어해 특정 작업을 수행하며 실력을 겨루게 된다.

자율 이동 로보틱스 경기장 맞은편에는 연구실을 옮겨놓은 듯한 '화학 실험실 기술' 현장이 있었고, 공장을 옮겨놓은 듯한 '자동차 수리' 현장도 눈에 띄었다. 제빵 기술을 겨루는 현장에서는 빵 냄새가 풍겼다.

이번 대회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인간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상황에서 진행돼 주목받았다.

과학기술 강국이 되려면 기초과학·공학·숙련 기술 등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동시에 기술을 학습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7월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대회(WAIC)에서는 기존에 춤추고 달리기만 하던 로봇이 실제 제조 현장에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로봇들은 이미 조립공정은 물론 물류·판매에 이르기까지 생산과정의 다양한 업무에 투입될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회 조직위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율 이동 로보틱스 종목과 관련 "로봇이 일을 할 수는 있지만 누가 이들을 가르칠 것인가"라며 '신입직원'인 로봇에 어떻게 일할지 가르치는 것이 인간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어디서 부품을 집어서 어떤 길로 이동해 어느 정도 힘으로 내려놓을지, 작업 환경이 달라졌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등 산업용 로봇이 가동되기 전에 작업환경에 맞춰 설정해야 하는데 여기에 숙련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이러한 직군을 '서비스 로봇 응용 기술자'라고 부르며, 로봇의 오류를 수정하고 작동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48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전 세계 73개국, 1천399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가운데 22∼27일 진행된다.

중국은 2011년 처음 참가한 이후 이번이 8번째 출전이며 최근 4개 대회 연속으로 1위(금메달 및 총점 기준)를 차지했다. 한국은 역대 기능올림픽에서 19차례나 종합우승을 차지한 기술 강국이지만 최근 대회에서는 중국에 밀려 2∼3위를 기록했다.

행사에는 삼성전자가 주요 후원사로 참여했고,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해 중국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신제품을 소개하고 기술 체험행사를 했다.

한국 측 인사들도 대회 현장을 찾았으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인 김정호 의원은 "(국내에도) 기능 명장을 꿈꾸는 청년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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