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철강왕' 등 재벌 2명 제재 해제…우크라 반발
진통 끝 타협…프랑스 주장 관철
푸틴 등 2천600명 제재는 3년 연장키로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진통 끝에 러시아 재계 거물 2명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그 대신에 6개월 단위로 갱신하던 2천600명의 러시아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는 3년간 유지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7개 EU 회원국 대사들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철강왕'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금융계 거물 미하일 프리드만을 제재 명단에서 제외하는 대신 나머지 러시아 개인과 단체에 대한 제재는 3년간 연장하는 타협안에 합의했다.
당초 EU는 전날 이같은 방안을 타결지으려 했으나 발트해 연안 국가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라트비아가 막판까지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 EU 외교관들에 따르면, 라트비아가 최종 기권함에 따라 이날 합의안이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EU의 제재 조치가 승인되려면 회원국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프랑스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우즈베키스탄 태생의 우스마노프를 EU 제재 명단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자 라트비아 등 러시아에 강경한 국가들은 제재를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며 반대를 표명했다. 프랑스의 이런 요구는 아제르바이잔에 억류된 자국민 2명의 석방과 연계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철강·광산 및 통신 분야 등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우스마노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친크렘린 인사로 꼽힌다.
이에 더해 룩셈부르크는 우스마노프에 대한 제재가 해제된다면 프리드만에 대한 제재도 풀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는 EU의 제재로 자산이 묶인 프리드만이 룩셈부르크를 상대로 150억 유로(약 23조6천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라고 EU 외교관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EU의 이런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러시아가 진지한 평화 협상에 나서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된다"면서 "오히려 개별 제재의 시기적절하고 조건 없는 연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EU의 제재 명단에는 푸틴 대통령,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도한 러시아 측 핵심 인물이 망라돼 있다. 우스마노프와 프리드만도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크렘린궁에 막대한 수익을 제공한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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