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당 대표, 좌파당 선전에 "히틀러도 좌파였다"(종합)

입력 2026-09-22 22:41
독일 극우당 대표, 좌파당 선전에 "히틀러도 좌파였다"(종합)

역사수정주의 지적…중도 진영도 좌파당에 공세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 대표가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좌파당의 선전을 두고 "히틀러도 좌파였다"고 주장했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아돌프 히틀러는 완전히 좌파 정책을 폈다. 그는 급진적, 극단적 좌파였다"며 "역사를 들여다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델 대표는 좌파당이 사상 처음으로 제1당을 차지한 하루 전 베를린 주의회 선거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히틀러가 좌파라는 역사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파시즘이 다시 돌아온다면 반파시즘을 자칭할 것'이라는 이탈리아 작가 이냐치오 실로네의 말을 인용하며 거듭 좌파당을 공격했다.

독일 좌파당은 옛 동독 집권당 사회주의통일당(SED)을 일부 계승한 정당으로, 반파시즘과 평화운동에 헌신한다고 당헌에 규정했다.

바이델 대표는 지난해 AfD를 지지하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대담에서도 히틀러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하며 "우리는 정반대로 자유지상 보수 정당"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역사학계는 히틀러가 좌파였다는 바이델의 주장을 당내 네오나치 세력에 대한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역사수정주의로 본다. 나치는 사회 정의와 소수자 보호 등 좌파 정책을 편 적이 없고 오히려 공산주의자와 좌파 정당, 노동조합을 탄압했다는 것이다. 정식 당명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은 노동자 계급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많다.

좌파당이 수도 베를린 시장 자리를 넘보면서 중도 진영도 공세에 나섰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21일 "40% 넘는 베를린 사람들이 파괴적이고 우리 의회정치 제도를 의심하며 급진적이고 단순한 해법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세력에 투표했다"며 좌파당과 AfD를 싸잡아 비난했다.

메르츠 총리는 좌파당이 이번 선거에서 내건 주택 사회화 정책으로 베를린이 외국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좌파당이 주장하는 주택 사회화는 부동산 대기업에 보상해주고 주택을 수용해 공공으로 전환하자는 정책이다. 독일 기본법(헌법)의 재산권 조항에는 공공복지를 목적으로 한 수용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좌파당은 사회민주당(SPD)·녹색당 등 진보 정당과 베를린 연립정부 협상을 앞두고 당내 반유대주의 세력을 정리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녹색당 소속인 오미드 누리푸어 연방의회 부의장은 "반유대주의자와 범죄자, 테러 조력자에 기대거나 그들의 표로 선출된 정부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세르게이 라고딘스키 유럽의회 의원은 당내 반유대주의자를 색출해 제명하라고 요구했다.

론 프로소르 독일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베를린 좌파당의 선거 승리로 유대인 공동체에 "직접적 실존 위협"이 닥쳤다고 말했다. 그는 베를린 주의회 선거가 유대교 명절 속죄일(욤키푸르)에 치러진 만큼 좌파당이 반유대주의를 회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전·평화주의를 내세우는 좌파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비판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과정에서 반유대주의 논란에 여러 차례 휘말렸다. 메르츠 총리는 "SPD와 녹색당이 베를린에서 이 문제에 명확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며 연정 협상에서 반유대주의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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