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당 지방선거 2연승 눈앞…메르츠 총리 치명타(종합)
집권 기민당, 옛 동독주서 사상 첫 원외 퇴출 위기…메르츠 "재앙"
베를린서도 좌파당에 제1당 내주고 시장 자리 뺏길 듯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극우정당 독일대안당(AfD)이 옛 동독 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2연승을 눈앞에 뒀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중앙당 대표로 있는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은 사상 처음으로 주의회에서 퇴출될 위기에 몰렸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투표소 1천974곳 중 1천954곳에서 개표를 마친 20일 오후 10시15분(현지시간) 기준 AfD는 38.4%를 득표해 중도진보 사회민주당(SPD·35.4%)을 제쳤다.
AfD는 2021년 선거 때 이 지역에서 20.3%를 득표했으나 이번에 득표율을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 이어 옛 동독 지역에서 또 제1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과반에는 한참 모자란 의석을 배분받게 돼 주정부를 꾸리지는 못할 전망이다. 현지 매체들은 SPD와 좌파당(6.5%), 녹색당(5.6%) 등이 진보 연립정부를 꾸릴 것으로 보고 있다.
CDU는 현재 득표율 4.9%로 원내 진출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종 정당 득표율이 5%를 밑돌면 의석을 1석도 배분받지 못한다. CDU가 주의회에서 퇴출된 적은 16개주를 통틀어 역대 한 번도 없다.
같은 날 치러진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도 AfD가 약진한 반면 CDU는 시장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좌파당이 득표율 25.7%로 1위를 달리고 있고 CDU가 18.8%, AfD가 16.0%로 뒤를 이었다.
AfD는 득표율을 2023년 선거 때 9.1%에서 배 가까이 끌어올린 반면 CDU는 28.2%에서 10% 가까이 깎였다. CDU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치러진 당시 재선거에서 제1당을 차지하고 22년 만에 시장 자리를 되찾았었다. 카이 베그너 시장은 올해 1월 대정전 사태 때 여자친구와 테니스를 치고도 업무를 봤다고 거짓 해명한 사실이 들통나 재선을 포기했다.
메르츠 총리는 연방정부 리더십 논란에 작센안할트에서 단독으로 주정부 수립을 노리는 극우 AfD의 약진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에 휘말려 있다.
작센안할트에서 CDU가 대패한 이후 당내 다른 인사로 총리를 교체한다거나 연방정부에서 SPD를 쫓아내고 소수정부를 꾸린다는 등 여러 시나리오가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날 선거는 메르츠 총리에 대한 '간접 신임투표'로 여겨졌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저녁 CDU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출구조사 결과를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베를린은 "그럭저럭 괜찮다"고 했다.
그는 "변화에는 힘이 필요하다. 모두 박수받지는 못하고 어떤 분야에서는 결과를 낼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임을 받아들인다. 나 역시 우리나라를 전진시키고 싶기 때문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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