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탄 미영 관계…버넘, 내주 트럼프와 첫 회담

입력 2026-09-19 23:38
롤러코스터 탄 미영 관계…버넘, 내주 트럼프와 첫 회담

집권 초기 '밀착' 스타머·'전투적' 카니의 중간노선 취할듯

우크라 방공 지원 강조할듯…중동·북해 유전 논의에도 이목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다음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18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버넘 총리는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해 오는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도 두 정상이 다음주 뉴욕에서 만날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두 정상은 22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과 같은 날 저녁 버넘 총리의 연설 사이에 유엔 건물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취임한 버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전화 통화는 했으나 대면 만남은 처음이다.

키어 스타머 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2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롤러코스터를 탔던 터라 버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 이목이 쏠려 있다.

스타머 전 총리는 2년 전 유엔 총회 때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처음 만난 이후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첫해인 지난해 국빈방문 초청 등 우호적 관계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초기에 스타머 전 총리의 전략은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고, 일각에선 '너무 저자세'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주장에 이어 이란 전쟁에서 대미 지원 문제로 마찰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첫 공습에 영국 기지 사용을 불허한 스타머 전 총리를 겨냥해 "그는 윈스턴 처칠이 아니다"라거나 전통적 맹방인 미·영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영국 전현직 장차관급 인사 및 고위 당국자, 하원의원들의 전망에 따르면, 버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해지려 적극적으로 다가간 스타머 전 총리의 초기 입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좀 더 '전투적인' 모습을 보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중간쯤 되는 노선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대미 통상 협상이 스타머 정부 때 마무리됐고 이란 전쟁 지원도 일정 수준으로 이어져 부담이 적은 만큼, 버넘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 지원을 강조하고 별다른 마찰은 없이 회담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영국 정부 당국자는 "회담을 비교적 안전한 환경에서 마무리 짓는 게 우리의 바람"이라며 "지난번과 상황이 다르다. (버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점수를 따려고 드라마를 펼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난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버넘 정부가 최우선으로 추진하는 정책 의제는 '국민 생계 안정'인데, 국방비 증액과 이란 전쟁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 중동 문제를 어느 정도로 논의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 통신은 "버넘 총리의 측근들이 정부 예산안 작성에 앞서 닥쳐온 경제적 역풍을 트럼프 대통령의 탓으로 돌리는 가운데 버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면하게 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북해 유전 신규 개발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게 노동당 정부의 기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북해 유전 개발을 요구해 왔으므로 이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