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전장, 여자는 공장에…北, 러에 주민 외화벌이 파견

입력 2026-09-19 10:04
남자는 전장, 여자는 공장에…北, 러에 주민 외화벌이 파견

WSJ "우크라 드론 공격 받은 물류창고에 北여성 근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 내 위험 지역에 남성은 물론 여성까지 대규모로 파견하면서 이들이 우크라이나의 공격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 영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3만6천 건의 비자가 발급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4배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대부분 유학 비자였지만, 북한 주민의 '외화벌이'를 금지하는 유엔 대북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위장용으로 발급됐을 것이라고 대북 소식통은 설명했다.

한국·미국·일본 등 11개국이 참여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만5천∼3만명의 북한 주민이 러시아에서 일하며 연평균 7천500달러(약 1천41만원)를 벌고 있다.

그간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다지기 위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장에 자국 군인 약 1만5천명을 파병했다. 지금까지 생환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 3월 수백개의 전사자 추모 묘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북한 여성들은 전쟁으로 일손이 부족해진 러시아 공장에 배치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이 일하는 공장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속에서 안전한 지역이 아니라는 점이다.

올여름 러시아 와일드베리스의 물류창고 20여개가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았고, 이에 따라 적어도 9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사망자의 국적을 알리지 않았지만, 이 시설 중 최소한 한 곳 이상에서 북한 여성들이 근무 중이었다고 WSJ은 설명했다.

일부 주민들은 러시아 드론 공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캐비어 공장 등 단순노동 현장에서도 북한 노동자를 쓰고 있다.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주요 관심사는 주민들의 생사가 아니라 재정적인 요소"라며 동맹 강화와 외화 수입을 위해 자국민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북한의 현 상황을 지적했다.

크리스 먼디 동서대 교수도 "(러시아 노동자 파견은) 김정은에게는 좋은 돈벌이고, 주민 입장에서는 북한을 나갈 기회"라며 우크라이나의 공격 위험에도 불구하고 파견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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