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가자 참상 고발영화 '나자' 겨냥…"시민권 박탈 추진"

입력 2026-09-17 04:29
네타냐후, 가자 참상 고발영화 '나자' 겨냥…"시민권 박탈 추진"

총선 앞둔 정치권에 이슈로 부각…야당 대표·제작진 콕 집어 경고

외교가·군은 "무대응이 낫다"며 선회…총리실 '선거용 셈법' 비판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가자지구 전쟁의 참상을 다룬 영화 '나자'(NAZA)가 총선을 앞둔 이스라엘 정계의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해당 영화 제작진 등 이스라엘군을 비판하는 이들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며 우파 본색을 드러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영상 성명을 통해 해외에서 이스라엘군을 헐뜯는 이들을 처벌하기 위한 두 가지 강력한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 법안은 이들의 시민권을 박탈할 수 있는 선택지를 도입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이들에 대한 유죄 판결 시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대폭 상향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야당인 민주당의 야이르 골란 대표, 이파트 토메르-예루살미 전 이스라엘군 수석 법무관과 함께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 '나자' 제작진을 명시적으로 거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들이 있을 곳은 이스라엘이 아니다"라며 모든 시온주의 정당들이 이 조치에 찬성할 것을 촉구했다.



영화 나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작전 중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의도적으로 위험에 빠뜨렸다고 고발한 다큐멘터리 성격의 작품이다.

유발 아브라함, 라헬 쇼르가 감독을 맡은 이 영화는 올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이스라엘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보수 우파 진영은 영화 내용이 '국가 반역'이자 군에 대한 모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의 과잉 대응이 표현의 자유 탄압이라는 비판이 맞서면서 국론 분열 양상까지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행보와 달리, 군과 외교 당국은 오히려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고 현지 채널12 방송이 전했다.



채널12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정부는 이 영화가 정작 해외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측의 과도한 반응이 도리어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외교가에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 승리를 위해 국가의 외교적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는 탄식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외교관들은 "총리실이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와 선거 운동의 하나로 영화를 둘러싼 내부 갈등을 일부러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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