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레바논에 'UN 평화유지군' 임기 연장 추진
이스라엘, 강력 반대…"헤즈볼라 군사력 증강 막지 못해"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 속 새 평화유지군 구성 논의는 교착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프랑스와 레바논 정부가 이스라엘의 반대에도 유엔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의 임기를 올해 말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확보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서한에 따르면 레바논 정부는 지난해 결의에 따라 오는 12월 31일로 예정된 UNIFIL 임기 종료에 대해 "시기 상조"라며 "현재의 주둔 체제를 한정된 기간 연장해달라"고 안보리에 요청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프랑스를 필두로 한 안보리 이사국들이 레바논의 이 같은 요청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반면 UNIFIL을 무용지물로 여겨온 이스라엘 정부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최근 비공개 안보리 회의에서 "UNIFIL은 수년간 임무 수행에 실패했고 레바논 내 헤즈볼라의 군사력 증강을 막지도 못했다"며 "이미 결정된 임기 종료를 뒤집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아흐마드 아라파 주유엔 레바논 대사는 "레바논을 둘러싼 중동의 안보 환경이 UNIFIL 임기 종료를 결정할 당시와 비교해 완전히 달라졌다"며 "안보 공백을 막기 위해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임기 연장 추진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지역을 점령하고 친이란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최근 충돌은 이란 전쟁 개시 이틀 뒤인 올해 3월 2일 헤즈볼라가 이란을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이 전투로 레바논에서 4천300명 이상이 숨졌다. 국경을 넘은 이스라엘군의 전진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100만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영토 안쪽으로 약 10㎞ 들어간 지역을 자체적으로 설정한 '안보지대'로 규정하고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UNIFIL 병력과 기지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교전 과정에서 종종 공격에 노출되기도 했다.
UNIFIL은 1978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간의 충돌 이후 처음 창설됐다. 이후에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감시 및 불법 무기 유입 통제를 위해 50개국 군대가 참여하는 규모로 확대됐다. 현재 UNIFIL 병력은 7천여명이다.
미국은 50년 가까이 이어진 UNIFIL 임무의 종료를 지지해왔으나, 프랑스가 새로운 안보리 결의안을 제출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불투명하다고 FT는 전했다.
UNIFIL의 뒤를 이을 새로운 다국적 평화유지군 구성 논의는 교착에 빠진 상태다.
ksw08@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