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마이애미 G20에 푸틴 오면 가서 만나겠다"(종합)
독일 방송과 인터뷰…"에너지·곡물 휴전, 협상 출발점"
러시아 측 "마이애미 회담은 불가능…모스크바로 오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오는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자신도 마이애미로 가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를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물론이다. 우리는 가야 한다. 만나서 이야기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답했다고 DW가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만나 무슨 말을 주고받을지는 결과에 비하면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그에게 무엇을 말할지, 그가 나에게 무엇을 말할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측은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로 올 것을 거듭 제안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2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제안과 관련해 "불가능하다"며 "모스크바에서 그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타스 통신에는 푸틴 대통령이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지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9년 이후 G20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있다.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뉴델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가 만나고 싶다면 (모스크바로) 오도록 하라"며 "이것은 이미 우리 측의 엄청난 선의의 표시"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여전히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협상 기간에 특별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 직접 만난 적이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동안 푸틴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러시아에서 만나는 데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진지하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 언제든 모스크바로 오라는 입장이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제트엔진 추진 드론을 요격하는데 우크라이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에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여러 유럽 기업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유럽 독자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프레이야'와 관련해 오는 12월 말까지 첫 번째 시험 단계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차례로 방문한 데 대해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두 사람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한 달에 3만 명 이상의 병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지난해보다 강해졌으며 러시아는 전장에서 얻는 성과에 비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그게 우리가 지금 협상을 위한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특사와 에너지 및 곡물 분야 휴전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것이 "협상을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흑해 일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이 격화하면서 양국의 곡물 수출 능력이 작년 수출 시즌과 비교해 97% 이상 줄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분석한 바 있다.
각각 세계 1위와 5위권의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밀 가격이 1년 전보다 약 30% 치솟았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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