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창공원 공공주택 1천가구 공급 설명회, 주민 거센 반발에 무산

입력 2026-09-11 20:12
염창공원 공공주택 1천가구 공급 설명회, 주민 거센 반발에 무산

주민 200여명 모여 "철회하라"…구청장·지역구 의원 입장 막아

"공원 약속 뒤집고 주민 의견 없이 발표"…차량 에워싸며 항의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주민 의견도 듣지 않고 공원에 아파트 1천가구를 짓겠다고 발표하는 게 말이 됩니까."



정부의 8·13 주택 공급 대책에서 서울 내 유일한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훼손지 개발을 둘러싸고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11일 강서구 염경중학교 체육관에서 주민 설명회를 열기로 했지만 이에 반발한 주민들이 체육관으로 향하는 길목을 가로막으면서 행사는 무산됐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설명회 장소인 체육관 앞은 주민 200여명으로 가득 찼다. 주민들은 설명회 관계자들의 진입을 막기 위해 체육관으로 향하는 길목에 앉아 "철회하라", "사과하라" 등을 외쳤다.

주민들은 '헌납행정 규탄한다', '주민 생활 인프라 확충이 먼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설명회장을 찾은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주민들은 한쪽에 아이들이 머물며 놀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반발은 진교훈 강서구청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장에 도착하자 더욱 거세졌다.

오후 6시 50분께 학교에 도착한 진 구청장과 한 의원은 주민들에게 가로막혀 체육관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들은 주민들과 10여분간 대치한 끝에 결국 발길을 돌렸다.

이들이 학교를 빠져나가려 하자 주민들은 1층으로 내려가 차량을 에워싸고 "사과하라", "철회하라"고 외쳤다.

일부 주민은 한 의원이 탄 차량을 두드리며 항의했고, 진 구청장이 탄 차량도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30분 넘게 현장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서울 강서지구를 1천가구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발표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포함된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정부는 약 20년간 방치된 염창근린공원 부지에 공공주택을 조성해 2029년 착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초 강서구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염창동 주민을 대상으로 염창근린공원 훼손지의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 예정이었다.

설명회에서는 해당 부지가 약 20년간 방치된 이유를 비롯해 임대주택 공급 방향과 교통대책, 염창동 기반시설 및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확충 방안 등을 설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오랜 기간 공원 조성을 기다려왔는데도 충분한 협의 없이 정부가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며 반발했다.

한 주민은 "1990년부터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그런데 인제 와서 주민들에게 묻지도 않고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하니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은 이해하지만 이 동네는 도로가 좁아 교통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1천가구를 추가로 공급한다고 하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염창근린공원 부지의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강서보건소 부지 주택 공급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당초 계획대로 주민들과 협의해 녹지 조성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dind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