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걸프국, 호르무즈 통항 위해 14일 첫 장관급 회동"(종합)

입력 2026-09-12 02:33
"이란-걸프국, 호르무즈 통항 위해 14일 첫 장관급 회동"(종합)

이란 외무부 "항로 지정 관련 이란·오만 협상 결과 등 논의"



(요하네스버그·서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강훈상 기자 = 이란과 걸프지역 국가들이 호르무즈 통항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14일(현지시간) 오만 살랄라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만의 주선으로 성사된 이 회동에는 오만을 포함한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과 이란의 외무장관이 참석한다. 2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GCC 6개국과 이란의 고위급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정부도 회의 개최를 확인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14일 오만에서 이란과 이라크, 기타 페르시아만 연안국들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가 개최된다"며 "역내 현안들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업용 선박의 안전 항로 지정과 관련한 이란·오만 협상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페르시아만과 오만해 연안국 외무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구상은 역외 행위자들의 유해하고 분열적인 개입에서 벗어나 역내 국가 간 신뢰와 협력을 구축하려는 이란의 노력과 관련해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또한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임시 선박 운항로와 관련해 도출한 합의를 상기하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해상봉쇄와 경제전쟁을 포함해 공격적인 행동과 불법적인 개입이 계속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안전은 보장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6월 합의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가 사실상 와해된 이후 미국은 군사·경제적 압박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이란과 오만은 임시 통항로 구축을 위해 협상을 이어갔다.

지난달 하순 양국은 걸프해역(페르시아만)에 진입하는 선박은 이란 영해로, 나갈 땐 오만 영해를 지나는 항로를 이용하는 안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모두 산유국인 GCC 국가들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으로는 단기간에 해협이 재개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란과 직접 회동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란의 공습으로 피해를 봤지만 이란과 적대 관계를 해결하지 못하면 원유 수출은 물론 해외 자금과 인력을 유치하는 자신들의 번영 모델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경제·안보상 더는 현 상황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본 셈이다.

관련 소식통 중 한명은 FT에 "이란과 오만의 목적은 GCC를 (호르무즈 해협 협상에) 동참시켜 이를 통해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를 풀도록 압박하려는 것"이라며 "반면 GCC 국가들은 임시 합의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선박의 통항을 확보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오만은 이란과 마주보는 호르무즈 해협의 연안국으로서 이란과 대화채널을 유지하면서 무료 통항 재개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이란은 무료라 할지라도 이란의 통항 허가를 받도록 해 해협의 통제권을 확보하려 한다.

이란은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관련한 임시 합의를 마무리 짓더라도 해상봉쇄 해제, 원유 수출 허용, 동결자산 접근 등 미국의 양보가 전제돼야 해협을 완전 개방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4일 GCC와 이란의 회동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더라도 미국의 변화가 없다면 긴장 완화를 위한 상징적 외교행사에 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카타르, 오만과 같은 중재국이 미국·이란 협상을 되살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는 있으나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를 위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상황은 더 경색되는 흐름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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