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올해 두번째 금리 인상…유럽 국채금리 급등(종합2보)

입력 2026-09-11 01:27
ECB 올해 두번째 금리 인상…유럽 국채금리 급등(종합2보)

예금금리 연 2.50%로 0.25%p↑…"중동전쟁 물가 압박 계속"

올해 성장률 전망 0.8%→0.9%, 물가는 3% 유지

라가르드 "예상보다 더 오래 인플레 지속할 것…금리인상은 당연"

독일 국채 10년물 15년만에 최고…프랑스 국채 금리도 상승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10일(현지시간) 에너지 가격을 비롯한 물가 상승에 대응해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씩 인상했다.

ECB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예금금리를 연 2.50%로, 기준금리(주요재융자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각각 2.65%와 2.90%로 0.25%p씩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CB의 정책금리 인상은 올해 2월 말 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 두 번째다. 지난 6월 ECB는 202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예금금리 2.50%는 작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문가들도 이번 회의에서 0.25%p 인상을 전망했다.

ECB는 성명에서 "중동 분쟁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압박을 만들고 있고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늘 결정은 물가상승률을 2%의 중기 목표로 안정시키려는 통화정책 노력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오는 16일부터 적용된다.

ECB는 이날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0.9%, 내년 1.4%로 지난 6월(0.8%, 1.2%)보다 각각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3.0%로 유지했으나 내년은 2.3%에서 2.5%로 올려 잡았다.

ECB는 "전망이 여전히 대단히 불확실하며 물가상승률에는 상방 위험이, 경제 성장에는 하방 위험이 있다"고 했다.

이날 인상으로 ECB 예금금리와 한국 기준금리(3.00%)의 격차는 0.50%p, 미국 기준금리(3.50∼3.75%)와 격차는 1.00∼1.25%p가 됐다.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 만의 최고치인 3.3%까지 올랐고 ECB 목표치 2%를 6개월 연속 웃돌았다.

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전날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전쟁 이전의 2배 넘게 급등하자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것이라고 본다"며 만장일치로 이뤄진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향후 경로에 관한 어떤 토론도 하지 않았다"며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던스를 내놓지 않았다.

금융 시장은 이번 금리 결정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금리 인상 이후로도 연말 한 차례 추가 인상, 내년 두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월 은행 대출이 오히려 증가세로 6월 금리 인상에도 위축되지 않았고 올해 2분기 경제 성장률이 0.6%를 기록하는 등 유로존 경제가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점은 ECB 추가 금리 인상 관측을 높인다.

그러나 장기 채권 금리 상승세와 부채 증가로 유럽 재정 상황이 이미 압박받고 있다는 점은 추가 인상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다.

프란체스코 페솔 ING 외환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그들(ECB)이 상당 기간 물가상승률이 높은 상태일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말했고, 이는 매파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동시에 경제 성장에는 하방 위험을 보고 있어 매파적 메시지의 강도를 떨어뜨린다"고 풀이했다.

ECB가 인플레이션을 경고하며 기준금리를 올리고 국제 유가가 추가 상승하면서 채권시장의 매도세를 부채질했다.

로이터,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최대 0.12%p 뛰어올라 거의 3년 만에 가장 높은 3.19%를 기록했으며 10년물은 0.05%p 오른 3.49%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프랑스 국채 금리도 상승하면서 독일과 프랑스 국채 10년물의 금리 차는 장중 2012년 유로존 부채 위기 이후 최대인 0.91%p까지 벌어졌다.

프랑스는 막대한 공공 부채 등 재정 압박을 겪고 있으며,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중앙은행이 보유한 정부 부채를 취소하자'는 프랑스 극좌 대선 주자의 제안과 관련해 "법적으로, 기술적으로, 재정적으로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1%포인트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인 5.36%까지 뛰었고 30년물은 1998년 이후 최고인 5.92%까지 올랐다. 금융시장은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더 높게 반영하고 있다.

증시에서도 범유럽 주가지수인 STOXX 600 지수가 0.6% 하락하고 유로화가 달러 대비 0.1% 내리는 등 약세를 보였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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