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업계 "과세 준비 부족…내년 1월 시행 미뤄달라"

입력 2026-09-10 14:45
가상자산 업계 "과세 준비 부족…내년 1월 시행 미뤄달라"

연 250만원 공제 상향, 5년 이상 손실 이월공제 등도 요구

닥사 '가상자산소득 과세 가상자산업권 의견' 제시…당국 설득 나설듯



(서울=연합뉴스) 유동현 기자 = 가상자산 업계가 내년 1월로 예정된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앞두고 다각도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1인당 연 250만원으로 정한 기존 공제 한도를 높이고, 최소 5년 이상의 손실 이월공제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행 시기 재검토도 요구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는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상자산소득 과세 가상자산업권 의견' 자료를 마련했다.

이 자료는 과세 당국을 설득하기 위한 용도로 전해졌다.

업계는 먼저 당국과 가상자산 사업자를 잇는 표준화된 전산 체계가 없고, 준비 기간도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가상자산사업자(VASP)는 표준화된 전산망을 갖춘 금융회사와 다르게 사업자별 내부 데이터 구조가 다르다.

온체인 지갑 주소, 하드포크, 에어드롭 등 복잡한 데이터를 갖고 있어 이를 자동으로 당국과 연계하는 것이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업계는 또 사업자마다 단기간에 신규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조사 대상 정보의 범위, 기준 시점, 회신 항목·서식·전송방식, 회신 기한을 과세 당국이 미리 확정해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며 "시스템 구축·테스트, 내부 업무 절차 마련을 위한 충분한 준비기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조회 정보 범위를 법령으로 정해달라고도 했다.

업계는 블록체인 거래 특성상 조회 범위가 계정 조회에 그치지 않고, 연계된 개인 지갑 주소나 온체인 이동 경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정보 제공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 관련 민원이 당국이 아닌 사업자로 집중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당국이 해외로 빠져나간 가상자산에도 과세를 추진하는 데 대해 "정보 접근 실효성이 확보되는 시점이 정합적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가상자산 소득 분류 체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업계는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할 경우 국제조세분쟁 이나 납세자와의 조세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거래 유형별·조세 조약별 소득 구분에 관한 과세 당국의 명확한 유권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가상자산에만 과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면서, 손실 이월공제가 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삼았다.

사업자가 수취하는 거래수수료에 이미 부가가치세가 부과되고 있고,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해외 이동으로 전체 세수가 감소할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업계는 "연 250만원 기본공제 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최소 5년 이상의 손실 이월공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장기적으로 주식 등 금융투자소득과 가상자산소득을 포괄하는 자산소득 과세 체계의 정합적인 설계 검토가 필요하다"라고도 했다.

가상자산 투자 유형인 스테이킹·렌딩·에어드롭·하드포크 등과 관련, "업계 피드백을 거쳐 고시·법령 등 반영을 검토하고, 신종 거래유형에도 거래유형별 기준 등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업계는 "가상자산업권은 과세가 장기적으로 필요한 방향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면서도 "인프라와 정보교환체계가 실질적으로 검증되고 선행 규제 개편이 안정화된 이후로 시행 시기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yud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