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터너스가 주인공" 애플 오프닝…'원 모어 싱'에 일동 환호

입력 2026-09-10 07:34
[르포] "터너스가 주인공" 애플 오프닝…'원 모어 싱'에 일동 환호

애플파크서 연례 신제품 발표회…접이식 '아이폰 듀오'는 마지막에 공개

특유의 열정적 분위기 '여전'…제품 소개될 때마다 박수와 함성



(쿠퍼티노=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9일(현지시간) 진행한 애플의 연례 신제품 공개 행사는 첫 접이식(폴더블) 아이폰인 '아이폰 듀오'가 첫선을 보이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존 터너스 애플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애플은 이날 행사의 문을 여는 오프닝 영상에서 이제 팀 쿡 집행의장(전 CEO)이 아니라 터너스가 선장이 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멋진 오프닝 장면을 원하는가'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마치 영화의 첫 장면과 같은 여러 영상을 차례로 보여주고 나서, 자동차 한 대가 한적한 캘리포니아 도로를 달리다 터널로 사라진 다음 실내 장면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비췄다.

곧이어 "카메라가 의문의 인물을 따라갑니다. 이제 우리의 주인공이 밝혀지죠"라는 쿡 의장의 목소리와 얼굴이 화면에 나타났지만, 그는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아니, 아니, 저 말고 저쪽이 당신의 주인공입니다"라고 터너스를 소개했다.

그제야 터너스가 본사 애플파크의 풍경이 비치는 건물 내에서 걸어 나와 "안녕하세요? 애플파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첫인사를 건넸다.

현장에서 오프닝 영상을 지켜보던 전 세계 기자들과 유튜버들은 이 장면에서 약속이나 한 듯이 환호하며 터너스의 첫 무대를 반겼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는 임원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실시간으로 발표하던 과거와 달리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시청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애플 특유의 열정적인 분위기는 10여 년 전 과거의 행사와 마찬가지였다.

애플파크에 정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애플 직원들이 발표회장인 스티브 잡스 극장까지 가는 길목마다 늘어서서 회사를 찾은 기자와 유튜버 등 손님들에게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환영했다.

행사 중 신제품이 발표될 때는 물론이고 이미 지난 6월 소개했던 내용을 되풀이하는 상황에서도 크고 작은 환호가 이어졌다.



스티브 잡스 창업자 시절부터 이어져 온 이른바 '원 모어 싱(한 가지 더) 전통'도 이날 행사에서 변함 없이 고스란히 이어졌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와 애플워치, 에어팟 등을 하나씩 차례로 소개하면서도 관심을 모았던 아이폰 듀오 발표는 맨 마지막으로 미뤘다.

터너스는 여러 관계자가 이들 제품을 소개한 뒤에 화면에 나타나 이날 행사에서 선보인 제품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발언을 하려는 듯하다가, 살짝 웃음을 보이며 "하지만 사실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라고 말을 꺼냈다.

그 순간 장내 청중들은 "아" 하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고, 곧이어 터너스가 대화면과 휴대성을 모두 만족하는 것이 "접이식 디자인"이라고 선언하자 아직 새 아이폰의 명칭조차 소개하기 전인데도 함성을 지르며 손뼉을 쳤다.

마치 아이폰 듀오를 직접 소개하는 모습을 통해 터너스가 애플의 신임 CEO로 대중에 공인을 받는 것 같은 모양새였다.



행사가 끝난 이후 잠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공간에서는 기자들과 유튜버들의 열정이 '전투태세'로 바뀌면서 각축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부분 질서를 잘 지켰지만 서로 신제품을 먼저, 오래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 탓인지 밀고 밀리는 모습이 이어졌다.

특히 곳곳에서 들리는 중국어가 중국 시장에서 애플이 갖는 위상과 관심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나빌라 포팔 스마트폰 시장 담당 수석연구원이 "이 제품이 중국에서 스마트폰계의 '에르메스 버킨백'이 돼도 놀랍지 않다"고 말한 것이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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