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브라질 대법원 내분 격화…경찰청장 직무정지 뒤집어
멘동사 대법관 경찰 수뇌부 직무 정지하자 디누 대법관이 '제동'
좌우로 갈린 대법관 간 대립 격화…10월 대선 향배에 '영향' 줄듯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브라질 연방대법원 대법관들이 연방 경찰청장의 직무 정지 처분을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사법부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좌·우파 전현직 대통령이 각각 임명한 대법관들이 상반된 사법 판단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대법원이 내달 열리는 대선 판도를 흔드는 '정치적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9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폴랴지상파울루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플라비오 디누 대법관은 전날 앙드레 멘동사 대법관이 안드레이 호드리게스 연방경찰청장과 레안드로 알마다 정보국장에게 내린 직무 정지 처분을 하루 만에 뒤집고 이들의 복직을 명령했다.
앞서 멘동사 대법관은 연방경찰이 자신과 주요 공직자들을 불법 내사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청장 등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그러나 디누 대법관은 이날 결정문에서 "당사자가 스스로 재판관이 되어 자신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경찰 보고서에 대해 선제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며 멘동사 대법관이 사적인 이견과 이해관계 때문에 경찰 수사를 마비시켰다고 지적했다.
경찰이 자신을 수사하자, 멘동사 대법관이 경찰 최고위직의 직무를 정지시키며 수사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대법관들 간의 대립으로 번진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금융 비리 의혹이 불거진 마스테르 은행 수사 등을 둘러싼 대법관들 사이의 뿌리 깊은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멘동사 대법관은 마스테르 은행 사건 수사를 지휘하던 중 구속된 다니엘 보르카로 전 마스테르 은행 회장이 알렉산드르 드 모라에스 대법관에게 보낸 메시지가 담긴 경찰 수사 자료를 공개했다. 브라질 대법관은 사건에 따라 자체 수사 개시권과 수사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모라에스 대법관은 멘동사 대법관이 직권을 남용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연방경찰이 이 사법 명령을 이행하자 멘동사 대법관이 경찰 수뇌부 직무 정지라는 강수로 응수했다.
대법관들의 충돌은 브라질 정계의 극심한 이념 대립과도 직결돼 있다.
모라에스 대법관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쿠데타 미수 혐의 수사를 지휘해 우파 진영의 반발을 사 왔으며, 멘동사의 직무정지 판결을 뒤집은 디누 대법관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이 임명한 진보 성향 인물이다. 멘동사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대표적 보수 성향 법관이다.
이번 대법관들 간 대결 구도는 내달 열리는 브라질 대선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파인 자유당(PL)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사법부가 좌파 중심으로 편향된 데다 비리 의혹도 있다면서 세 결집에 나선 상황이다. 플라비우 상원의원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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