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영국개혁당 불법 정치자금 의혹…경찰 수사 확대
잠입 탐사보도 '불법 기부' 의혹 제기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우익 성향 정당 영국개혁당의 정치자금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런던경찰청은 이날 성명에서 영국개혁당 불법 자금 의혹 보도와 관련해 "수사관들이 제공된 정보를 검토해 수사가 필요한 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런던경찰청은 "이는 해당 정당이 받은 기부와 관련해 이미 수사 중인 사안과 같은 성격의 문제"라며 "선거관리위원회 및 왕립검찰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사는 채널4 뉴스가 지난 3일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와 고위 보좌관 2명이 영국 선거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는 기부금을 제공하려는 남성과 대화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영국 선거법상 영국의 등록 유권자 또는 영국에 등록된 기업만 영국 정당에 기부할 수 있다.
그러나 채널4에 보도된 독립 탐사보도팀 '버바팀'의 위장 잠입 취재 결과에 따르면, 패라지 대표의 최측근 보좌관인 댄 주크스는 미국인 기부자의 아들로 위장한 기자와 50만파운드(약 9억1천만원)를 기부받는 방안을 논의했다. 자금 출처가 미국인이라는 점을 듣고도 기부금을 받으려 했다는 의혹이다.
또한 영국개혁당 정책국장인 제임스 오어는 한 미국 회사가 영국개혁당을 위한 여론조사 3건의 비용 총 3만2천500파운드(약 5천900만원)를 대도록 주선했다고 한다. 이 미국 회사는 실제로는 버바팀이 위장 취재를 위해 미국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였다.
패라지 대표는 미국인 기부자 부자로 위장한 취재진과 만나 "(여론조사가) 통했다"고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주크스와 오어는 보도 다음날 당직에서 물러났다. 영국개혁당은 자체 조사를 편견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고, 패라지 대표는 영국개혁당이 '함정'에 빠진 것이며 당이 위법을 저지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미 패라지 대표와 오랜 친분이 있는 영국 자산가 조지 코트렐의 어머니가 영국개혁당에 기부한 거액의 자금에 대해 수사 중이다. 코트렐은 2017년 미국에서 전자통신 사기로 유죄 선고를 받은 인물이다.
패라지 대표는 2024년 7월 총선 직전 태국에 기반을 둔 영국 암호화폐 억만장자 투자자 크리스토퍼 하본으로부터 500만 파운드(약 91억원)를 받고도 의회에 이를 신고하지 않은 의혹도 받고 있다. 의회 윤리감사관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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