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프·캐나다 등 12개국 "서안 이스라엘 정착촌과 교역 제한"

입력 2026-09-08 23:40
영·프·캐나다 등 12개국 "서안 이스라엘 정착촌과 교역 제한"

영국, 상품·일부 서비스 금지…"테러리스트들이 인종청소 자행" 비판 수위 높여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를 포함한 12개 국가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과 교역에 대한 제재를 도입하거나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영국 외무부는 8일(현지시간) 영국과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은 국제법상 불법인 정착촌과의 상품 교역에 국가 차원의 제한을 두거나 범유럽 차원의 조치를 도입 또는 지지하거나 이같은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공동 성명에서 서안에서 이스라엘 정부의 행동이 두 국가 해법의 가능성을 훼손하고 있으며 전례 없는 수준의 정착민 폭력과 서안 E1 구역 정착촌 추진을 포함한 정착촌 확장으로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조처의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영국 측은 전했다.

AFP 통신과 BBC 방송에 따르면 아일랜드와 스페인은 이미 이스라엘 정착촌과의 교역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했으며, 프랑스도 유럽연합(EU)에 비슷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다만, EU 내에서 일부 회원국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공동 성명을 주도한 영국은 이날 서안 정착촌 상품 수입 금지를 발표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에드 밀리밴드 외무장관은 의회에서 영국이 정착촌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금융과 건설, 인프라, 부동산, 광고 등 부문에서도 정착촌 확장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 및 개인에 대해서도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밀리밴드 장관은 "서안에서 정착민 테러리스트들이 자행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가 있다는 데 영국 정부는 동의한다"며 "주택을 밀어버리고 도로와 공공 인프라를 파괴하며 가족들이 자기 집에서 쫓겨나는 일이 있다"고 강도 높게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자주 외면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밀리밴드 장관은 이날 공동으로 목소리를 낸 국가 가운데 캐나다와 프랑스가 정착촌에서 생산한 상품에 대한 거래 금지를 발표할 예정이고, 덴마크와 핀란드, 아이슬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스웨덴은 '추가 조치 지지'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국가들도 이미 상품 거래 금지를 했거나 이를 위한 절차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이 가자지구에서 사용될 무기 수출을 금지했던 것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점령지에 대한 '점령에 실질적 기여하는' 무기를 포함하는 것으로 강화한다고 밀리밴드 장관은 덧붙였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국가이지만, 가자지구와 관련해선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출범한 버넘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이스라엘을 향해 좀 더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에 "프랑스는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이스라엘 정착촌과 교역을 끝낼 것"이라며 "프랑스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안보를 모두 위협하는 상황을 교역을 통해 지원할 수는 없다"고 확인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같은 제재는 "중대한 오판이며 역사의 그른 편에 서게 될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점과 관련해서도 "주권 국가의 민주적 선거에 대한 심각한 개입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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