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中 반도체 자립 주도…자국 스타트업 DUV 상용화 지원"
FT "위량성 장비, 화웨이 생산라인·SMIC서 시험…美규제로 기술 급속 향상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화웨이가 중국산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국산화를 주도하며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이끌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내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광장비 산업 전반에 투자하면서 중국 장비업체들이 중신궈지(SMIC) 등 중국의 주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계약을 맺도록 지원하고 있다.
일련의 움직임 중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반도체 장비 스타트업 위량성(宇量昇)과 관련된 것이라고 이 관계자들은 밝혔다.
상하이에 기반을 둔 위량성은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와 중국 최초의 첨단 DUV 노광장비를 공동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이다.
관계자들은 위량성의 DUV 노광장비가 SMIC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 화웨이의 자체 생산라인에서 시험 중이라고 전했다.
장비 개발업체들의 최종 목표는 중국산 DUV 노광장비를 이용해 첨단 인공지능(AI) 칩을 생산하는 것이지만 현재는 일단 상대적으로 덜 복잡한 반도체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노광장비 기술은 중국의 반도체 자립 추진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힌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네덜란드의 ASML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투영 렌즈(projection lens)와 고출력 광원 등 핵심 부품의 수준도 외국산에 뒤처진 상태다.
위량성은 올해 말까지 DUV 장비 12대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량성이 ASML과 경쟁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장기간에 걸친 검증과 미세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중국 내 공급업체들을 지원하고 이들의 장비가 상업용 반도체 생산라인에 도입되도록 도와 ASML과 같은 외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첨단 장비의 상용화에는 실제 생산라인에서의 검증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노력이 성공하면 중국의 이른바 '반도체 굴기'가 서방의 수출 통제 영향을 덜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업 번스타인의 린칭위안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화웨이에 대해 "중국의 DUV (국산화 추진) 노력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린 애널리스트는 이어 "DUV 시제품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수천 곳의 공급업체와 고객사가 협력해야 하고, 이를 하나로 모을 중앙의 조정 역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수출 규제가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과 자국 장비업체 간 협력을 강화해 중국의 기술 발전을 가속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그는 "규제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자국의 DUV 공급업체들과 협력한다면 이들의 기술 역량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향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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