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반도체 첨단기술 '복붙'…유럽에 신종 산업스파이 비상

입력 2026-09-08 09:30
중국으로 반도체 첨단기술 '복붙'…유럽에 신종 산업스파이 비상

벨기에서 中출신 임원 체포…전기·항공·군사 핵심기술 유출시도

'카피 투 차이나'…당국 "중국기업 세워 똑같은 기술 개발" 경계령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유럽 곳곳에서 중국으로 반도체 첨단기술을 복사해 빼돌리는 신종 산업 스파이가 출몰하면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AP 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검찰은 이날 중국 출생으로 벨기에 이중 국적을 가진 52세 남성을 산업 스파이, 범죄 조직 가담, 기업 기밀 유출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 남성이 붙잡힌 것은 지난 5월로, 벨기에 공항에서 베이징으로 출국하기 직전이었다.

문제의 남성은 벨기에 주력 반도체 업체인 '벨간'(BelGaN)에서 고위 연구직으로 일하면서 중국 기업으로 첨단 기술을 빼돌리려 한 것으로 벨기에 검찰은 보고 있다.

특히 이 남성이 벨간에 입사한 직후 중국에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가 설립됐다는 점을 벨기에 검찰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남성이 벨간에서 일하는 동안 문제의 중국 업체에서도 경영진으로 겸직하면서 비슷한 연구를 해온 정황을 포착했다는 게 벨기에 검찰의 설명이다.

당시 벨간이 특화한 기술은 실리콘 반도체보다 차별화한 것으로, 더 높은 전압을 견딜 수 있는 질화갈륨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해왔다.

이 반도체는 전기자동차, 항공우주, 군사 분야 등에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중국 또한 최근 10년 동안 이 기술을 확보하려 눈독을 들여왔다고 WSJ은 전했다.

벨간은 미국 다국적 기업인 온세미컨덕터(ON Semiconductor)로부터 관련 제조 시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질화갈륨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나, 스파이 사건 이 발생한 이후인 2024년 7월 파산했다.

이러한 스파이 행각은 앞서 벨기에 안보 당국이 올해 초 경계령을 내린 방식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이는 이른바 '중국으로 복제'(Copy to China) 전술로, 벨기에 기업에 투자해 특정 기술을 손에 넣은 뒤 별도로 중국에 회사를 설립해 동일한 기술을 더 큰 규모로 개발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벨기에 검찰은 이번 스파이 사건에서 공범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벨기에, 유럽연합(EU)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번 발표와 관련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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