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몸살 수단서 정부군이 화학무기 개발해 반군 공격 정황"
WP·NYT, 염소폭탄 실험 추정 영상 등 방대한 자료 입수 보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내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수단에서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개발·비축하고 반군을 상대로 사용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매체가 중동지역 국가 정보기관 등으로부터 입수한 방대한 자료에는 수단군이 지난 2024년 6개월간 화학무기를 개발·생산했음을 시사하는 구체적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WP는 해당 자료를 분석해 수단군이 최대 290개의 화학무기를 비축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습에 참여했던 한 장교는 피부가 새카맣게 탄 피해자의 영상과 함께 '당신이 요리한 것'이라는 문자를 받기도 했다. 잔혹한 화학무기 공격을 '요리'에 빗대 희화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자료다.
이들 매체가 입수한 자료에는 국제구호단체가 민간 정수장에 보낸 염소가 폭탄 제조에 동원된 정황도 들어있었다.
수단 사막지역에서 폭탄이 터져 노란색 연기가 솟아오르는 영상도 포함됐다. 비밀실험으로 보이는데, 염소 때문에 연기가 노란색일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전했다.
수단군이 반군인 신속지원군(RSF)을 염소폭탄과 같은 화학무기로 공격하고 있다는 의혹은 예전부터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별로 없었다. 미국은 지난해 수단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제재를 단행했지만 관련 증거는 거의 내놓지 않았다.
수단군은 관련 의혹을 일절 부인해왔다. 이번에도 NYT에 "근거가 없는 자료"라며 보도하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시리아 내전 중 발생한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은 전세계적으로 분노를 일으켰고 미국의 군사공격으로까지 이어졌지만 수단은 상대적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수단은 화학무기의 개발·비축·사용을 금지하는 화학무기금지협약 회원국이다.
2023년 4월부터 시작된 수단군과 RSF의 내전으로 1천300만명이 난민이 됐고 양측 모두 집단학살과 같은 전쟁범죄를 자행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내전은 중동국의 대리전 양상도 띠고 있다. 수단군은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고 RSF는 아랍에미리트에 기대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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