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니, 베를루스코니 넘었다…이탈리아 역대 '최장수 정부' 기록
2022년 10월 집권 후 우파 포퓰리스트 우려 씻고 실용주의 행보
"네번째 총리 맞은 영국과 극명한 대조"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49)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가 4일(현지시간) 역대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오늘 우리 정부는 이탈리아공화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집권한 정부가 됐다"며 "이 소식을 감사와 막중한 책임감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공동의 비전을 가지고 4년간 통치해온, 누군가에 맞서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탈리아를 위한 프로젝트를 실현하고자 함께 뭉친 연합정부의 성과"라며 "이 안정은 2022년 우리에게 신뢰를 보낸 이탈리아 국민 덕"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또 "공화국 역사상 가장 오래 집권한 세 정부가 모두 중도우파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며 "오늘 저녁 바리에서 이탈리아형제들(FdI) 공동체를 맞나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2022년 10월 22일 출범한 멜로니 정부는 이날로 집권 1천413일차를 맞았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2기 정부가 세운 1천412일(2001년 6월 11일∼2005년 4월 23일) 기록을 넘어섰다.
강경 우파 정당인 FdI 대표인 멜로니 총리는 역시 강경 우파인 동맹(Lega) 대표 마테오 살비니, 중도 우파 전진이탈리아(FI) 대표 안토니오 타야니와 연립정부를 이끌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내년 9월 개각 없이 5년 임기를 모두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멜로니 정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동시에 미국에 밀착하면서 유럽 내 독자적인 위상 구축을 시도했다.
독일이 유럽연합(EU)의 또 다른 양대 축인 프랑스와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등 문제로 갈등하고 이탈리아와 협력하면서 멜로니 총리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이름을 합친 신조어 '메르초니'가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린란드 강제 병합 논란과 중동 사태 등을 거치면서 멜로니 총리는 미국과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안정은 멜로니 총리가 취임했던 2022년 10월 리즈 트러스 정부의 마지막 나날 이후 네번째 총리를 맞은 영국과 같은 국가의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짚었다.
FT는 멜로니 총리 취임 때 포퓰리스트라는 점에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용적인 인물임을 입증했다고 논평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멜로니 총리가 2024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때 외교적 면모를 보여줬으며,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발돋움한 것이 유권자에게 매력적으로 비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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