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에 채권혼합 ETF 연초보다 60%↑…1∼8월 18개 상장
주가상승 좇으면서 채권으로 안정성 도모…올 상장 ETF 과반 '반도체'
"'퇴직연금 500조 시대' 연금계좌 활용 수요 커져…쏠림 고착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국내 상장된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총액이 연초 대비 6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주가 상승을 따라가면서도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는 채권혼합형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 상장 채권혼합형 ETF(국내/해외 채권 모두 포함·타깃데이트펀드 ETF 제외)의 순자산총액은 합산 24조3천7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월 말 15조3천208억원 대비 59.1% 증가한 수치다.
미국채 등 해외채권을 제외한 국내채권 혼합형 ETF는 9조4천766억원에서 15조6천17억원으로 64.6% 증가했다.
채권혼합형 ETF는 주식과 채권을 함께 담아 운용하는 ETF를 말한다. 채권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주식으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주식 비중이 50% 미만인 경우 퇴직연금 규정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계좌의 100%까지 편입할 수 있기 때문에 퇴직연금 계좌의 실질적인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주가가 한창 치솟던 6월 국내/해외 채권혼합형 ETF의 순자산총액은 25조6천227억원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이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혼합형 ETF의 순자산총액이 24조원대로 다시 물러나기는 했지만, 연초 대비 1.6배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채권을 함께 담아 순수 주식형 ETF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평가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연금계좌를 통해 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도 채권혼합형 ETF 증가세에 한몫했다.
이런 추세에 호응해 자산운용사들도 잇달아 채권혼합형 ETF를 내놓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상장된 채권혼합형 ETF는 총 18개(국내채권 12개·해외채권 6개)다. 이 중 11개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반도체 종목을 담고 있다.
지난달에만 4개 종목이 신규 상장됐는데 모두 주식 부문은 반도체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삼성증권 한수진 선임연구원은 "주식의 투자 비중을 유지하면서 변동성도 낮출 수 있는 퇴직연금의 수요가 채권혼합형 ETF의 성장을 견인 중"이라며 "기존의 '대표지수+채권' 중심에서 벗어나 '개별종목/테마+채권 등으로 상품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LS증권 정다운 연구원은 "퇴직연금 등에서 안전자산으로 편입할 수 있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채권혼합형 ETF가 흥행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반도체 대형, 한국 시장 대표 종목으로 쏠림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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